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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내일 비가 온단다. 그래도 오늘 물을 준다. 농부의 마음이다.
고구마를 넝쿨째로 캐기란 참 어렵다. 감자나 토란, 야콘과 달리 땅속에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래 위 수직으로 우뚝서서 자란다. 삼지창으로 여간 깊이 찔러 파지 않고선 캐기가 힘들뿐 아니라 고구마에 상채기를 내기 십상이다. 긁히거나 뿌려져 모양새가 말이 아니다. 때깔 좋고 잘 생긴 고구마가 삼지창 끝에 찍혀나오는 실망감. 한 포기 한 포기 한삽 한삽 파낼 때마다 나도 모르게 환호와 한숨이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