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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트랙터로 밭갈이를 했다고 일이 끝난 게 아니다. 군데군데 다니며 물꼬 고랑을 내는 작업을 곧장 서둘렀다. 내일 제법 큰 비가 내린다고 한다. 봄비야 반갑지만 하필 밭갈이 한 직후에 비가 내린다니 떨뜨럼하다. 땅이 굳어져 비닐 덧씌우기 멀칭작업에 삽질이 거북살스럽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감자 심을 준비는 해야한다. 비닐하우스에 앉아 씨감자 상자를 열어 감자를 쪼갰다. 감자 씨눈이 눈에 보일듯 말듯 뾰쪽뾰쪽 올라온다.
못한 건지 안한 것인지 애매하지만 앞뜰 걷기운동을 안한지 거의 일 주일이 되었다. 밭일 때문이다. 감자 심을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별도로 걷기 운동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늘 하루 만보계로 재봤더니 5.888보다. 하루종일 오르락 내리락 왔다갔다 밭에서 쳇바퀴 돌듯 댓 시간 동안의 걸음 수다. 평소 앞뜰 수로를 한 시간여 열심히 걷는 거와 마찬가지다.
농협을 통해 작년 가을에 미리 신청한 거름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배정량 통지서는 며칠 전 우편으로 알려왔다. 우리 마을에는 감자농사를 크게 짓지 않기에 배달에 늑장을 부리는 모양이다. 지난해 사용하고 남은 게 있어 시비를 하기로 했다. 겨울과 봄이 걸치는 이맘 때 감자농사가 농사중에 제일 빠르다. 밭갈이 트랙터 작업을 해줄 이웃 박 회장이 지나가다 들렀다. 2,3일 내 해주기로 했다. 걷어내다만 비닐 피복을 벗겨내고 밭고랑에 어지러져 있는 마른 잔재들을 쓸어모아 태웠다.
내가 가장 자주 찾는 곳. 많이 머무르는 곳. 온세상이 시끄러워도 여긴 조용하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종자 싹틔우기 작업이 시작된다. 준비 완료. 20 키로 한 상자 사둔 씨감자 자르는 일부터 내일 당장.
해마다 첫 농사는 감자 심는 일이다. 감자를 심기 위해 밭갈이를 해야한다. 이웃 박 회장에게 트랙터 일은 부탁해두었다. 내가 신호를 하면 언제든지 달려올 것이다. 며칠 전부터 작년 농사 뒤끝을 정리했다. 옥수숫대, 콩대, 해바라기 마른 잔재들을 태울 건 태우고 멀칭 비닐을 걷어냈다. 씨감자를 덜렁 사두고 보니 갈길이 바쁘다.
감자농사를 크게 짓는 반곡리 신00 씨로 부터 씨감자를 샀다. 마침 씨감자 여유가 있다는 농협 농자재 마트 직원의 소개로 20 키로 한 박스를 33.000 원에 구입했다. 종묘상에는 5 만원인데 17.000 원 득봤다. 농협을 통해 미리 신청을 하면 그만큼 싸다. 그러나 고작 한두 박스 사면서 신청하고 어쩌구 하는게 번잡해서 해마다 읍내 종묘상에서 구입하고 말았던 것.
촌스런 이름일수록 친근하고 몸에도 좋다. 푸대접을 받는건 주위에 지천으로 많기때문이다. 마른 수숫대를 지난 가을에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이제서야 정리하다가 돼지감자를 무더기로 캤다. 옥수수밭에서 웬 돼지감자가 뚱딴지같이... 밭갈이 할 때 밭둑 가장자리에서 잡초처럼 무성하게 자라던 돼지감자 조각이 어쩌다 잘려 들어와 자랐던 게 분명하다. 지난해 내내 귀찮게 굴던 애물단지도 봄이 오는 길목에서 새삼 만나니 반갑다. 튼실하고 예쁘다. 흔히들 돼지감자를 '뚱딴지'라 부른다.
쑥이다. 냉이꽃이 피었다. 양지바른 동밭 언덕바지에. 앞산 솔밭으로 내려가는 소롯길 왼쪽으로 자그만 밭뙤기를 줄여 '동밭'이라 부른다. 동밭에는 마늘, 자주 양파, 당근, 꽃상치들이 자란다. 지난해 늦은 가을에 심은 건데 한겨울을 지냈다. 이제사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물이 오른다. 그러나 잡초들이 기승이다. 잡초와 기싸움이 시작되었다. 농사는 잡초와 한판 승부.
한이틀 따뜻했다. 이젠 이대로 봄인가 했더니 웬일 오늘 영하 저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텍사스에 북극 한파가 어쩌고 하는데 한반도도 남의 일이 아니다. 봄날씨가 본래 오락가락에 널뛰기라지만 겨울의 끝자락은 아직 끈질기게 현재 진행형이다. 두어 포기 봄동배추를 뽑아 왔더니 배추 애벌레가... 앞산마루에 봄바람이 넘어오면 곧장 훨훨 배추꽃 노랑 봄나비가 될터인데... 30년래의 모진 한파를 어찌 견뎠을꼬? 사흘이 머다하고 내린 눈발은 솜이불이었던가. 유세차 모년모일, 오호통재라...
마당에 홍송 두 그루가 죽었다. 봄부터 한 그루가 잎이 마르고 시들하더니 여름을 지나며 또 한 그루가 그렇다. 지난해 가을 정원수 미화작업을 하면서 전정을 했는데 수세를 무시하고 가지를 너무 많이 잘라낸 강전정 탓이 아닌가 생각을 했었다. 작년 정원사를 오늘 불러다 문의를 했더니 소나무 깍지벌레라네요. 사시사철 울울창창 16년동안 잘 자라던 소나무가 오비이락격으로 이럴 수가. 나머지 남아있는 세 그루를 어쩐담. 변함없이 오늘도 직박구리가 날아왔다. 답답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2020.8.29자 내 블로그) 재작년 10월, 마당에 있는 소나무 전정을 했다. 귀촌해서 집을 지을 때 인근 나무시장에서 사다 심었던 홍송 다섯 그루다. 16년동안 잘 자랐다. 솔가지가 너무 어수선하게 무성해서 전정작업을 했..
딱히 드러낼 일은 없어도 뭔가 하루종일 부산했다. 귀촌의 일상이 그러하고 특히 요즘 그렇다. 느지막한 시간에 읍내를 다녀와 차고에 차를 댈려고 보니 발 아래 들녘이 시야에 들어온다. 포강 위로 논도랑, 논 그리고 도내수로. 어느듯 저녁해가 뉘엿뉘엿 수로에 윤슬되어 어린다.
오늘도 솔밭 위로 해가 뜬다. 도내 수로 수문 사이로 햇빛이 눈이 부신다. 아침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걷는 기분. 해뜰 무렵에 앞뜰을 걷는다.
현관 안에 비닐 거름부대로 둘둘 말아 두고서 겨울내내 먹던 무가 드디어 싹이 나기 시작했다. 바람마저 들었다. 바람이 든 무는 푸석푸석해서 먹을 수 없다. 내다 버렸다. 초봄 이맘때를 대비해서 동쪽 밭 귀퉁이 땅에 묻어둔 무가 있다. 월동 무다. 오늘 캤다. 싱싱하다. 필요할 땐 손으로 볏짚을 헤집어 슬슬 캐 내면 된다. 무 걱정은 덜었다.
추워서 웅크렸던 어제완 달리 하룻만에 봄날씨다. 이런날 할 일 하나를 찾았다. 대문간 환경 정비겸 배나무 전정. 위로 웃자란 도장지 큰 가지를 두어 개 쳐냈다. 거실에서 내다볼 때마다 멀충하게 위로 솟구친게 내내 보기에 그슬렸는데 단정해졌다. 군데군데 집 둘레에 배나무가 여섯 그루 있다. 해마다 봄철 한 때 배꽃만 감상하고 말았다. 배 농사 축엔 못낄지라도 올핸 배를 제대로 따먹어볼 셈이다. 그럴려면 초봄 이맘 때 가지치기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