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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현관 안에 비닐 거름부대로 둘둘 말아 두고서 겨울내내 먹던 무가 드디어 싹이 나기 시작했다. 바람마저 들었다. 바람이 든 무는 푸석푸석해서 먹을 수 없다. 내다 버렸다. 초봄 이맘때를 대비해서 동쪽 밭 귀퉁이 땅에 묻어둔 무가 있다. 월동 무다. 오늘 캤다. 싱싱하다. 필요할 땐 손으로 볏짚을 헤집어 슬슬 캐 내면 된다. 무 걱정은 덜었다.
추워서 웅크렸던 어제완 달리 하룻만에 봄날씨다. 이런날 할 일 하나를 찾았다. 대문간 환경 정비겸 배나무 전정. 위로 웃자란 도장지 큰 가지를 두어 개 쳐냈다. 거실에서 내다볼 때마다 멀충하게 위로 솟구친게 내내 보기에 그슬렸는데 단정해졌다. 군데군데 집 둘레에 배나무가 여섯 그루 있다. 해마다 봄철 한 때 배꽃만 감상하고 말았다. 배 농사 축엔 못낄지라도 올핸 배를 제대로 따먹어볼 셈이다. 그럴려면 초봄 이맘 때 가지치기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