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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정직한 건 자연이다. 머위 날 때 머위 나고 토실토실한 부추가 밥상에 오르면 어김없이 봄이다. 나는 언덕배기 뽕나무 아래서 첫 머위를 꺾었고 집사람은 채마밭에서 올해 햇부추를 잘랐다. 첫 부추는 사위도 안준다나?! 사위사랑 장모라던데... 사위가 들으면 얼마나 섭섭할가.
5년만에 그림붓을 잡았다. 밭에서 일 하다 말고 들어와 붓을 드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다. 비닐 하우스가 새삼 좋은 까닭. 몇년 전, 마침 복지관 한국화 교실에서 그렸던 '간월암의 가을' 그림이 있기에 옳지! 하며... '간월암의 봄'은 지금 이럴까?
다시 돌아온 봄. 보이는 것 손에 잡히는 게 모두 일이다.
...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자 접시 깬다고 세상이 깨어지나 자 이제부터 접시를 깨뜨리자 ...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라는 김국환의 노래가 생각났다. 지금 삽자루가 뿌러졌는데 나도 모르게 접시 깨는 노래가 왜 나올까?... 며칠 전, 읍내 농기구 가게에서 4천 원을 주고 나무 삽자루를 사다 끼웠는데 오늘 시금치 종자를 뿌릴 요량의 첫 작업에서 시눗대 뿌리가 걸려 뚝 뿌러졌다. 어이가 없다. 한편으론 마음이 결코 언짢은 건만은 아니다. 새 삽자루를 뿌러뜨릴 정도로 힘이 남아돌았나...
멀칭 비닐 사이로 감자순이 보인다. 며칠 사이에 많이 자랐다. 씨감자를 심은지 꼭 한 달만이다. 이제 감자 순을 비닐을 커트 칼로 갈라서 터주어야 한다. 제때 터주지 않으면 한낮 햇살에 기온이 올라 비닐 안에서 익어버린다. 새순이 차례차례 올라오기 때문에 올라오는 족족 터주는 작업을 당분간 해야 한다. 오늘은 첫 날이기에 터주기만 하고 복토는 내일 하기로 했다. 감자밭 좁은 고랑에서 허리를 꾸부리고 쪼그려앉아 하는 작업이라 무리하게 덤벼들 일이 아니다.
비가 내린다. 봄비는 아니오는듯 조용한게 특징이다. 오늘 봄비는 왠일로 요란하다 했더니 여기는 비닐 하우스 안. 하우스 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작아도 튀면서 콩볶는 소리를 낸다. 빗소리가 좋다. 봄비가 좋다. 비야 내려라.
잠시 다녀온 읍내. 봄비는 가는 길목 무내 교차로에도 읍내 중앙통 거리도 내렸다.
마당 처마밑에 돋아난 달래, 대문간 입구에는 머위, 아랫밭 돌계단에는 돌나물. 냉이. 쑥. 지천이다. 저절로 나서 자란 것들이다. 우리집 밭둑에 쑥은 동네 쑥이다. 동네 사람들이 무시로 들어와 쑥을 캔다. 비닐하우스에서 내려다보니 누군가가 쑥을 캐고 있다. 일부러 캐지 않아도 집사람이 동네 마실을 다녀오면 비닐 봉지 안에는 쑥이 있고 돌미나리도 있다. 밥상이 향기롭다. 입맛이 달라졌다. 오늘 점심에 쑥전. 저녁 식탁엔 돌미나리 초무침겉절이. 이래서 봄, 봄. 봄이다.
울타리의 개나리가 피기 시작해야 봄이다. 봄 맛이 난다. 돋아나자 마자 머위는 꽃이 먼저 핀다. 노랑 민들레는 아니 보이고 흰민들레가... 노란 뱀딸기꽃. 봄은 여인의 발걸음에 있다. 읍내 복지관으로 오늘부터 공부하러 간다. 마을버스로 등교했다. 나는 끝날 무렵 복지관 정문에서 느긋하게 기다렸다. 봄 봄
대봉 감나무 묘목 세 개를 사왔다. 아랫밭 가장자리 끄트머리에 띄엄띄엄 심었다. 어느 세월에 대봉이 열릴가 싶어도 심어두기만 하면 제 구실을 한다. 며칠 뒤 밤나무 묘목을 두 개 더 사올 것이다. 유실수가 좋다.
귀촌 17년에 첫 시도. 이렇게 재배해도 될까? 하면서 얼갈이 봄배추 종자를 뿌려 거실 창가에서 싹을 틔웠다. 며칠 내 바깥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나 아직 노지에 옮겨심을 수는 없다. 봄 시샘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하우스 안에 작은 하우스를 만들 참이다. 하우스 안은 20도가 넘는다.
얼갈이 봄배추 종자를 파종하여 거실 창가에 두었다가 나흘만에 열어보니... 새싹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봄이 돌아오니 할 일이 끝이 없다. 긴 겨울을 지나며 눈에 거슬렸던 곳. 발길이 가는대로 먼저 손길이 닿는대로 두서없다. 오늘은 뒤안 장독간 부근의 미화작업. 오랜만에 서재 문을 열어보았다. 그동안 방치했던 서재도 봄맞이 정리 정돈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