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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간밤부터 주룩주룩 종일토록 비가 내리더니 저녁 늦은 무렵에야 서쪽 하늘 구름 틈새로 햇살이 보였다. 11월의 마지막 날... 무심코 지나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 주려는 자연의 배려인가? 아니면 12월의 서막을 여는 환희의 표징인가?
농부의 일상에 끝이란 없다. 되풀이 되고 끊임없이 할 일이 생겨난다. 어제 김장무를 뽑아 월동 무 삼아 땅에 묻었다. 잘라낸 무청은 시래기가 된다. 처마 밑 빨랫줄에 널었다. 올핸 겨우내 먹을 만큼만 만들기로 했다. 봄이 되면 해마다 남아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