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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어제가 내 기억으로는 2004년 귀촌 이후 가장 더운 날이었다. 동서남북 창문이라는 문은 다 열어젖혔는데도 한낮 거실의 온도가 33도. 오늘 새벽의 실내 온도는 29도. 바깥 날씨 수은주는 알만 하다. 아침 나절에 슬슬 빗방울이 듣는다. 비가 내리니 더위가 껌뻑 한풀 꺾였다. 서쪽 담부랑 옆에 배일홍이 피기 시작했다. 소쩍새 울어야 국화꽃 핀다더니 그래서 그랬나 간 밤은 열대야 찜통 더위였다.
서산 부석사와 영주 부석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 해 저무는 서산 도비산 자락에 천수만을 배경으로 두 분. 역광에 보일 듯 말 듯 비구니 스님과 수녀였다. 이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서둘러 몇 장의 사진을 담았다. 이해인 수녀가 부석사 산사 음악회에 참석차 들린 것이다. 꼭 10년 전이다. 아름다운 동행은 언제나 아름답다.
돼지꼬리를 먹으면 글씨를 잘 쓴다. 돼지꿈은 재수가 있다. 산모에 돼지 발.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똥 묻은 돼지 겨 묻은 돼지 나무란다. 그을린 돼지 달아맨 돼지 타령한다. 돼지우리에 주석 자물쇠. 돼지 값은 칠 푼, 나무 값은 서 돈. 돼지 멱 따는 소리. 모주 먹은 돼지청... ... 돼지라는 말이 붙으면 어딘가 친근감이 있다. 앞뜰을 걷다 보면 바닷가로 돌아가는 소롯길에 돼지감자가 무성하다. 가뭄 때는 보이지 않더니 장마통에 제멋대로 무섭게 자랐다. 몇 년 전, 어느 해인가 몇 포기 보이더니 해마다 번창해서 이젠 돼지감자 숲을 이루었다. 늦은 가을이 되면 어찌 알고 누군가 찾아와 돼지감자를 캐 가는 사람들이 있다.
삼복 한더위에 하루에 한번 읍내 출입을 하게 된다. 자잘구레하게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긴다. 더위를 탓하고 있으면 축 늘어진다. 될 수 있으면 움직인다. 오늘은 드라이브 겸 멀리 서산 롯데마트를 다녀왔다. 차창을 모두 열어 제끼고 달리는 기분... 상쾌하다. 움직이느냐, 가만히 있느냐, 그게 문제로다.
이게 얼마만인가? 60년 만이다. 최점용, 하정근 두 친구와 통화했다. 우연찮게 서울에 있는 최영진 친구가 전화번호를 주며 다리를 놔 주었던 것. 국민학교 중학 시절의 친구들이다. 둘 다 교대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고 교장으로 은퇴했다. 나도 고향 진주를 떠나 충청도에 있지만 다들 객지인 울산과 부산에서 각각 살고 있다. 그 사이에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추억의 편린들이 쏟아졌다. 그 시절을 불러내어 퍼즐 맞추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옛것일수록 기억이 또렷하다. 내 벗이 몇인가 하니 水石과 松竹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까까머리 시절의 묵은 친구들... 지나고 보니 그게 우정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젠 마음 뿐. 자유로이 서로 오갈 형편이 아..
여름 바다라 해서 어디나 언제나 시원한 게 아니다... ... 파도는 썰물로 밀려나가 사막처럼 텅 빈 바다. 드넓은 개펄. 갯골이 이리저리 꾸불꾸불 앙상하다. 중천에는 작렬하는 태양. 바람 한 점 없다. 갯벌의 숨막히는 더위를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여기는 태안반도의 가로림만 남단 어느 갯가.
삼라만상이 축 늘어졌다. 입술에 붙은 밥풀 마저도 무겁다는 중복이다. 덥다. 창문이라는 창문은 다 열어 제꼈다. 은근히 구름 낀 이런 날이 뭉근하게 찐다. 집사람이 복날이라고 삼계탕을 만들어 주었다. 지난 초복 때도 먹었다. 말복은 월복이라 칠석, 입추, 백중을 지나 한참 뒤 8월 15일이다. 말복도 삼계탕일까?
거실 탁자 위에 초록 사과... 웬 사과냐고? 집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옆집 아주머니가 가져왔단다. 뭔가 버튼을 잘못 눌러 전화기가 도무지 켜지지 않아 집사람이 손을 봐주었다는 이야기다. 빈 손으로 오기는 그렇고 해서 사과 두 개를 비닐 봉지에 담아 들고 온 것이다. 점검 수고료? 이웃의 정의가 묻어나면서 웃음 짓게 하는 우리 시골의 따뜻한 풍속도. 새콤 텁텁하면서 아삭한 아오리 햇사과. 벌써 아오리 사과가 나올 때가 된 것이다. 이웃 80 줄 아주머니의 효도 폴더폰 전화기 때문에 여름이 무르익어 간다는 걸 알겠다. 곧 빨간 홍옥이 나오면 가을이다.
오죽하면 이장님도 주민 숫자를 확실하게 잘 모른다. 여기저기 집을 짓고 낯선 유입 인구가 갑자기 늘어났다. 옆집에 전입 인사라도 하면 좋으련만... 전통적인 마을공동체가 무너졌다. 마을 부녀회는 30명, 경로회원은 남자 30명, 여자 60명 해서 90 명 쯤 된다. 3년만에 경로잔치를 부녀회가 주동이 되어 열렸다. 그동안 농가 폐비닐 등 재활용 수거에서 얻은 수익금이 몽땅 부녀회 구좌에 적립되어 재분배를 할 겸, 한여름 쉼터인 마을회관 개관도 겸해 잔치를 벌인 것. 500만 원의 예산으로 150인 분의 음식을 준비했단다. 이 삼복 더위에 경로 잔치. 이런 기회가 드물어서 인지, 군수가 달려오고 도의원, 군의원, 정치 지망생까지 총 출동한 건 그렇다 치고 여의도가 이렇게 한가한가? 국회의원도 내려왔다. '..
벼꽃이 피었다. 모심기가 엊그젠데, 가을이 성큼.
앞뜰을 걷다가 쨍쨍한 햇살 아래 활짝 핀 무궁화를 만났다. 동구밖 팔각정 앞에 무궁화 두 그루가 생각났다. 3년 전에 내가 심은 무궁화다. 발길 돌려 찾아가보니 아직 감감 무소식... 언제 피려나. 밭에는 넝쿨져 뻗은 줄기마다 애호박이 달린 호박꽃이 무성하다. 꽃은 꽃. 무궁화 필 때 호박꽃도 핀다. 서로 다른 듯 두 꽃의 공통점은 피었다 지고 또 피고, 은근하고 끈기가 있다. 수더분하다.
오늘은 읍내 출입을 두 번했다. 장마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이다. 오늘이 당번이라나? 얼마 전 일주일에 두 번, 2 개월 복지관의 스마트기기 교육과정에 집사람이 학생으로 등록했었다. 12 명의 학생들이 돌아가며 30분 일찍 나와 스크린을 내리고 책상 의자를 가지런히 놓는 등 교육장을 정리 정돈을 해야 한단다. 마을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등굣길을 내가 태워다 주고 집에 돌아와 기다렸다가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다시 나가 하교했다. 74세 학생 덕분에 나까지 당번.
이 달 7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는 6.760원. 실제 사용 전기요금은 966원. TV 수신료, 전력기금, 부가세 등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지난 5월과 6월 가뭄이 극심할 때 쨍쨍한 햇볕으로 발전량이 265kw, 297kw까지 올랐다. 장마를 지나면서 시도 때도 없는 궂은 비에 이번 7월달은 134kw로 떨어져 저축해 두었던 전기를 까먹었다. 태양광 발전량은 일조량에 비례한다. 그 때만 해도 '태양열 난방'은 있어도 '태양광 전기'는 초창기였다. 기후 변화, 자연보호... 친환경 청정 에너지 정책에 호응하여 가정용 기본형 3kw 태양광 시설을 한지 10년 째다. 정부 지원은 경쟁이 심해 오래 기다려야 했기에 전액 자비로 설치했다. 사용량에 누진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어 한 달에 3, 4만 원 나오던..
이른 아침부터 앞뜰이 요란하다. 드론을 띄워 항공 방제를 한다. 장마가 끝날 무렵이면 해마다 두어 번 공동 방제를 하는데 아침 나절에 후딱 해치운다. 과학 영농. 세상 좋아졌다. 나는 밭에서 잡초와 씨름을 했다. 장마통에 발길이 뜸했던 틈을 타 온통 잡초 세상이다. 속수무책이라며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돌아온 길에는 버릴 수 없는 '전리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