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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집 뒷문을 열면 바다다. 구도항이 보인다. 마을 길을 10분 만 걸어가면 도내나루다. 가로림만의 남쪽 끝자락. 밀물이 들면 호수 같고 썰물로 빠지면 개펄이 질펀하다. 집사람이 산보 갔다가 갯골에서 나문재를 한 웅큼 걷어왔다. 나문재를 보면 비로소 내가 갯가에 살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나문재가 오늘 저녁 밥상에서 나물이 되었다. 퉁퉁마디, 함초는 알아도 칠면초, 갯질경이, 솔장다리, 갯그령, 해흥나물, 나문재...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지방마다 다르게 부른다. 충청도 태안 여기선 나문재라고들 한다.
블로그 문을 열면 시커멓게 시선을 가로지르는 자막이 혼란스럽다. 하던 대로 그냥 놔두면 안될까? 탈바꿈은 피곤한 일이다. 후배들에게 한때 나도 이런 말을 즐겨 할 때가 있었다. ' 변화는 호기심과 통한다. ' 그때는 그 때, 이젠 세월이 말과 같지 않다...
옛말에 ' 3년 가뭄은 견뎌도 석달 장마엔 거들난다 '는 말이 있다. 앞뜰에 알곡이 쨍쨍한 햇살에 한창 여물어 가야하는 이 시절에 각설이처럼 되돌아와 오늘도 또 폭우다. 처마에 물받이가 넘쳐 폭포수같이 떨어진다. 어제 반짝 햇빛에 잠시 내다 놓았던 빨래걸이가 무색하다.
6월30일이다. 매실을 따고 난 뒤 짜투리 매실이 노랗게 익어 많이 눈에 띄기에 우메보시나 만들어 볼 가해서 담궜다. 매실 농사 10여 년에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이런저런 참고 자료를 찾아 공부해 가며 남정네가 담근 우메보시. 1 키로 남짓 된다. 이내 자소엽을 넣어야 하는데 자소엽이 아직 어려 보랏빛 착색이 되려면 한참 기다려야 했다. 마당 뒤 안에 자생하는 자소엽이 달포가 지난 이제서야 자색 빛깔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보랏빛을 내려면 아직 멀었다. 소금물에 너무 오래 두면 쭈글쭈글해져서 안되겠기에 오늘 일단 건져냈다. 맛을 보았더니 우메보시로 먹을 만 했다. 우리네 음식이란 그런 것. 반드시 매뉴얼 SOP대로 해야 맛인가?
이게 얼마만인가. 잠결에 창밖이 하두 밝아서 내다보았더니 보름달이다. 엊저녁까지 그토록 내리던 창대비는 밤새 어디로 가고... 한달 뒤면 8월 한가위.
보름전 쯤, 울산과 부산 사는 친구와 60년 세월을 건너뛰어 전화 통화를 했었다. 어젠 이 친구들이 전화번호를 주어 권용행 군과 목소리로 안부를 나누었다. 권 군은 가업을 이어받고 옛날 그 집에서 고향을 지키고 있었다. 오랜 친구... 죽마고우란 이럴 때 쓰는 말일가. 다들 60년도 훌쩍 넘었다. 전화로 어릴 적 추억을 풀어 낼 수는 없었다. 통화를 한 뒤 그 감흥을 되새기며 곧장 보내온 카톡에서 이 친구는 전화로 '전화통화를 축복'이라고 했다.
스쳐지나가는 테레비 화면에 '못난이 채소가 인기'라는 말이 얼핏 들렸다. 거들떠보지 않았던 허드레 채소들이 대형 마트까지 진출해 상품으로 제 값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밥상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 채솟값이 금값이기에 정신이 들었나 보다. 하두 잘 난놈만 설치는 세상에 어정쩡한 녀석도 평가를 받는다니 다행이다. 우리집 채마밭. 귀촌 20년 농부의 내 사전에 못난이는 없다.
산 노을에 두둥실 홀로 가는 저 구름아 너는 알리라 내 마음을 부평초 같은 마음을 한 송이 구름꽃을 피우기 위해 떠도는 유랑별처럼 내마음 별과같이 저하늘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나리 오래 핀다 해서 백일홍,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었다. 능소화가 연달아 피기 시작했다. 무슨 사연으로 능소화는 피자마자 뚝뚝 떨어진다. 낙화도 꽃. '내마음 별과 같이'에서 한 송이 구름꽃은 어떤 꽃일까? 뭉게구름일까 새털구름일까? 채운 무지개 구름, 조개구름일까? 아니면 그저 뜬 구름... ... 앞산 능선 너머 저 멀리 백화산에 꺼먹구름이 몰려온다. 올해 장마는 참 질기다. 시작은 있어도 끝이 없다는 게 장마라는 옛말, 허사가 아니로고.
이른 아침, 웬일로 앞마당이 소란스럽다. 배나무에서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익어가는 단내를 맡고 까마귀 떼가 날아든 것이다. 어제 오늘 하룻새 날씨가 달라졌다. 우수수 바람소리가 스산하기조차 하다. 사방으로 활짝 열었던 거실 창문을 반 쯤 닫았다. 우렁차던 매미 소리도 한 풀 꺾였다. 칠월이라 맹추(孟秋)되니 입추 처서 절기로다. 화성(火星)은 서류(西流)하고 미성(尾星)은 중천(中天)이라. 늦더위 있다한들 절서(節序)야 속일소냐. 비 밑도 가볍고 바람 끝도 다르도다. 가지 위의 저 매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는고. 칠석에 견우 직녀 이별루(離別淚)가 비가 되어 성긴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제 아미(蛾眉)같은 초생달은 서천(西天)에 걸리거다...
하루에 두 번 읍내를 오가는 날이다. 등 하굣길 챙기느라 일주일에 월 목요일 날엔 내가 덩달아 바쁘다. 오늘도 나보다 '란도셀'을 챙겨 메고 먼저 집을 나선다. "하필이면 이 삼복에... 방학도 없나?" 수업이 끝나고 나오기를 입구 건너편 갓길에서 차창 너머로 기다리며 혼자 하는 말. 땡볕이다. . 강사가 되겠다기 보다 스마트기기 활용을 익히기 위해서란다. 7월, 8월 두 달 동안 교육을 받고 있다. 75세가 되면 교육 과정을 받아주지않는다나?! 마지막 차를 탄 셈이다. ' 오늘 뭘 배웠냐 '고 물어보았더니 저장해 두었던 사진 몇 장을 내 카톡으로 보내왔다. 5학년생 젊은이들 틈새에서 7학년 4반치고는 열심히 하긴 하는 것 같다. 어젠 핸드폰을 최신 기종으로 바꿔야겠다기에 서산 삼성 마트에 들렀다. 공부..
늙은 오이. 이맘 때면 채마밭에 천덕꾸러기 노각. 두어 개 따왔더니 노각 무침이 되었다. 입맛이 돌아온다. 한여름 식탁에는 반찬이 따로 없다.
1971년, 나의 첫 직장은 세운상가에 있는 국회의원 회관이었다. 그 해 4.27 7대 대통령 선거와 5.25 8대 국회의원 선거가 연달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경남 진주 진양을 선거구로 하는 국회의원 후보자의 선거운동에 참여했는데 당선 직후 서울로 올라와 비서로 근무하게 되었다. 국회 사무처 소속 공무원이 된 것이다. 사무실은 국회의원 204명에게 배정된 8평 짜리 였다. 통칭 '세운상가' 라지만, 을지로와 퇴계로 대한극장 사이는 풍전상가, 신성상가, 진양상가 건물로 이름 지었다. 5개 층을 빌어 1968년 7월, 국회의원 회관으로 개관했었다. 1948년 정부 수립 후 20년만에 마련된 우리나라 첫 국회의원 합동 사무실이었다. 청계천 고가도로 건설, 여의도 윤중제 공사와 더불어 세운상가는 당시 ..
" 참외 있슈? " 하며 요사이 이웃이 주는 참외가 쏠쏠하다. 올해도 마찬가지... 애써 참외 농사 짓는 거 보다 얻어 먹는 참외가 더 많다.
지난 봄에 대호박 모종을 심었다. 천지사방으로 줄기를 뻗었다. 호박 두 개가 일찌감치 열어주었다. 대호박으로 자랄 조짐에 기대가 컸다. 어느 만큼 자랐나 궁금하던 차에 오늘 마침 밭에 내려간 김에 잡초와 호박 줄기를 헤치고 점검해 보았더니... ... 이게 뭐냐? 그 중 하나가?!
단오날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가 영험이 있었나? 대추가 많이도 열었다. 소강상태를 보이던 장맛비가 밤새 내렸다. 제 무게에 뿌러졌다. 대추나무 방망이... 모질고 단단하기로 한몫 하는 대추나무도 어쩔 수 없이 버겁다. 작물이 절로 숨 고르기를 하는 건 자연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