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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쌍섬이 보이는 제방길을 돌아오는 앞뜰을 걸으며 오늘따라 50여 년 전, 학창시절 빌리본 악단이 연주한 '오렌지향기 날리는 특급열차' 라는 컨추리풍 경음악이 갑자기 생각났다. 오렌지향이 어떤지 모르지만 경쾌했다. 그 즈음에 케리부룩의 '사랑은 기차를 타고' 도 좋아했다. 오늘 쌍섬이 보이는 제방을 돌아오는 앞뜰을 걸었다. 여기 모랭이를 돌면 찔레, 저쪽 오르막 언덕길엔 온통 아카시아다. 번갈아 찔레꽃과 아카시아꽃 향기가 몰려온다. 올해따라 두 꽃이 동시에 피었다. 들녁은 모내기가 한창이다. 도내저수지 뚝길에도 아카시아가 만발했다. 시골의 서정... 정짓간에 부젓깽이도 나와 돕는다는 농번기. 입하 소만 절기에 다들 몸은 바빠도 농심은 즐겁다. 덩달아 경쾌한 노랫가락이 절로 떠오르는 계절... 달리고 싶다. ..
앞 마당에 수선화가 피었다. 10년 전에도 그 자리였다. 석류나무, 감나무도 그 자리. 돌 물박지도 그대로. 개나리 울타리도 노랗게 그대로. 달라진 게 없다... 달라진 건 나. 주름살이 늘었다.
이웃에 힘을 빌어 트랙터로 밭을 갈고 인력시장에서 인부들을 데려다 퇴비 거름을 뿌리고 비닐 멀칭을 하루에 동시에 해버렸더니 속이 시원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제부터는 모종을 심기만 하면 된다. 봄바람이 하두 거세기에 씌운 비닐 멀칭이 바람에 벗겨질 염려는 있다. 자리 깔아 놓으면 드러눕고 싶다고... 가지런히 정리가 된 밭을 보니 뭔가 빨리 심어보고 싶은 마음이 농부의 마음, 농심이다. 부러진 괭이 삽 자루도 살 겸 읍내 나간 길에 모종시장을 둘렀다. 모종 시장이라 기에는 아직 일러 스산했다. 단골집 모종 아지매를 만난 김에 봄 배추모종과 상추 모종을 샀다. 밭 갈고 심는 첫 작물. 배추모종. 햇살에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이 손바닥으로 따스하다. 흙냄새가 살풋 향기롭다. 해마다 이맘 때면 느끼는 자..
동밭은 마늘 밭과 자주 양파밭이다. 봄철이 되자 비닐 멀칭 안에서 쑥, 개불알꽃, 솔쟁이, 냉이, 현호색, 광대나물 등 온갖 잡초가 다투어 무섭게 자랐다. 물 한병 들고서 매일 아침이면 여기로 출근했다. 하얗게 서리가 내린 멀칭 비닐을 걷어내 가면서 꾸부려 앉아 손으로 뽑았다. 콩나물 시루에서 콩나물 뽑듯이 뽑아냈다. 짜투리라 열댓 평이나 될까 크지 않은 밭인데도 쉬엄쉬엄 나흘 걸렸다. 물 주고 웃거름 주는 걸로 오늘 마무리 했다. 보기에도 시원하게 이렇게 달라졌다. 농사란 이런 것. 다들 농약 제초제를 일찌감치 뿌려 주면 간단하다는데 귀밖으로 흘려 듣는다. 지난 주에 큰 밭 서쪽으로 비닐 하우스 옆 서너 평 자주 양파 밭을 시작으로 착수한 김매기가 오늘로서 대단원 일단락되었다. 잡초 등쌀에 마늘 한 톨..
어젠 밭갈이를 끝냈다. 오늘 8시 쯤에 밭에 출근했다. 아침나절은 밭에 살았다. 밭에만 오르락내리락 왔다 갔다 하는데도 3.080보. 오후에는 앞뜰을 걸었다. 논길을 걸으면서 올려다 보니 우리집 울타리에 개나리가 만발했다. 하룻동안 모두 7.197 걸음을 걸었다. 일하면서 걷는다. 오늘 하루, 바로 이 순간이 花樣年華.
열흘 전 쯤 안마을 버갯속 영감님댁 김 계장에게 밭갈이를 부탁했는데 오늘이 그 날이다. 하룻 만에 비닐 멀칭까지 해치웠다. 후련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도와주는 이웃의 정이 고맙고 역시 돈이 사람을 편하게 해준 하루였다. 작년까지는 이웃 박 회장에게 부탁을 했었다. 트랙터로 밭갈이를 해주고 가면 내가 며칠을 두고 쉬엄쉬엄 비닐 멀칭을 했어야 했다. 중간에 봄비라도 내리면 흙이 단단하게 굳어져 삽질이 힘들어 낭패나기 일쑤였다. 김 계장이 새벽 여섯 시에 읍내 인력회사 에 나가 인부 2명을 '힘들게 겨우 모셔왔다'. 아침 식사도 같이 했다. 우리집에 도착한 시간이 7시 반. 일과는 오후 다섯 시까지다. 인력시장의 규약이 그런지 총알같이 하던 일 멈추고 땡이다. 읍내까지 김 계장이 다시 모셔다 주었다. 농번..
축대 아래 양지 바른 밭둑에 하얀 민들레 한 송이가 처음 피었다. 민들레 옆에 갑자기 날아든 나비 한 마리. 봄에 취했나, 벌렁 드러누웠다. 춘삼월이라지만 꽃샘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겨우내 어디 있다가 날아왔을까? 오늘밤이면 돌풍 비바람이 남쪽에서 몰려온다는데 걱정스럽다.
오늘도 걷기운동 외출 행장을 갖춘다. 나가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습관. 앞산 솔밭에 소나무 가지들이 흔들리는 추임새를 점검하는 일이다. 들판에 바람의 세기를 가늠한다. 핸드폰에 뜨는 일기예보는 믿을 게 못된다. 걷다 보면 들판에도 군데군데 거울이 있다. 교통반사경. 나를 비춰본다, 집에서 잘 안 보던 거울을.
오늘도 석양에 흰 찰 옥수수. 밭에서 잘 익은 옥수수를 따다가 앞 창가에 걸었던 게 지난해 늦은 가을이었다. 그동안 몇 날인가. 타는 저녁놀 짜투리 햇살에 노랗게 노랗게 다시 영글었다. 해마다 이맘 때면 서너 번 옥수수 뻥틔기로 이미 소진되었던 터. 이번 추위 풀리면 깐 옥수수 들쳐 메고 읍내 장터 허리 꼬부라진 뻥 영감 안부도 물을 겸 뻥 하러 한번 나가봐야겠다.
흔히들 농사를 잡초와의 전쟁이라고 한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늘 이기는 전쟁은 전쟁이랄 수 없다. 봄 기운이 돈다 했더니 잡초가 일찌감치 기세 등등하다. 우리집 양파밭, 마늘밭에 잡초가 봄소식을 먼저 알아차렸다. 잡초와 어울려 올 한해도 동거다. 아옹다옹 보다 무덤덤. 그게 마음 편하다.
매화 옛 등걸에 춘절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직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입춘첩을 붙였다. 명색이 입춘인데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불었다. 죙일 을씨년스런 날씨다. 이런 날일수록 움직여야 한다며 나선 길. 크게 살 물건도 없는데 물정이나 살필 겸 오랜만에 서산에 있는 롯데마트를 가보기로 했다. 태안 농협 하나로 마트가 전국에서 몇 번째로 크다 한들 물량이나 태깔이 역시 비교가 되지 않았다. 봄을 지나 여름이 거기 있었다. 형형색색의 파프리카. 8월이면 우리 밭에도 풍성할 것이다.
어쩌다 한번 게으름을 피우면 다시 시작한다는 게 어렵다. 걷기 운동... 특히 겨울철이 그렇다. 동계훈련이라 생각하고 시도 때도 없이 틈 나는 대로 걷는다. 나는 나대로 집사람은 집사람대로. 편리한 시간에. 첫걸음을 떼기 까지가 몸이 굼뜨고 힘들다. 이런저런 이유나 핑계로 자칫 미루다가 못하고 마는게 일과 중에 걷기 운동이다. 아침나절에 걸었다. 다른 일랑 제쳐 두고 먼저 해놓고 보면 마음이 가뿐하다. 읍내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집사람이 갑자기 차를 세워달라기에 세웠더니... 여기서 부터 집까지는 걷겠단다. 3키로 남짓 거리다. 햇살이 좋다. 그러나 바람이 차다.
읍내 시장에 가면 가끔 볼 만한 게 있다. 동태 포 뜨기. 한 마리 5.000원. 능수능란한 솜씨가 가히 예술이다. 달라면 서더리까지 몽땅 싸서 준다. 대가리, 뼈다귀, 알, 이리... 안가져간 사람 몫까지 툭툭 잘라서 푸짐하게. 재래시장 어물전의 이방인, 한 남정네가 오늘따라 동태전보다 서더리탕에 관심이 기우는 건, 지난날 소주 한 잔의 추억 때문일 것이다. 겨울로 돌아가나, 갑자기 날이 다시 추워졌다. 이런 날... ... 역시 알싸한 서더리 매운탕이 제격.
'복덕방'은 나를 연포, 채석포, 안흥 방면의 관광지대를 먼저 데리고 갔다. 서울서 왔다니까 전원주택지를 찾는 큰손으로 알았던 듯. 몇 군데 물건을 보여주었으나 마뜩치 않았다. 해는 저물고, 돌아오려는 데 올라가는 길도라며 자기집 근처 마지막 한군데를 안내했다. 뒤로 바다가 보이고 앞으로 넓은 뜰이 있는 곳. 안마을로 돌아내려가니 옛 나루터가 있었고, 개펄이 있고, 작으나마 모래톱이 있어 소나무 그늘을 의지해 누군가가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이 광경이 내마음에 꽂혔다. 나의 소망은 조그만 귀촌이었다. 그동안 복덕방을 거쳐간 손님들,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았던 곳을 내가 선뜻 매매계약을 결정하자, "땅은 역시 주인 따로 있다" 며 한 건 올린 안도감에 젖은 '복덕방'의 표정과 그 한마디가 지금도 생..
성탄절 한파... 수은주가 하룻밤새 영하 10도 언저리로 곤두박질 쳤다. 바람마저 분다. 체감온도는 더 내려간다. 이럴 땐 앞산 솔밭길이 최고다. 소나무 숲이 병풍으로 바람막이다. 무리해서 논길을 걸으며 들판의 질풍에 맞설 이유가 없다. 걷기운동 복장도 완전무장으로 달라졌다. 솔밭길도 여러 갈래다. 평소 자주 안 걷던 길을 걸었다. 켜켜이 낙엽이 쌓였다. 마른 나뭇잎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맹감나무 빨간 열매가 눈에 띈다. 염주 같은 이 열매는 또 이름이 뭔가. '고엽' 하면 처절했던 월남전 이미지도 있지만 이브 몽땅의 '고엽'이 먼저 떠오른다. 落葉이라 해도 될 걸 왜 굳이 枯葉이라 고집할까? 멋일까? 고엽 ... 낙엽이 나뒹굴어요 낙엽이 나뒹굴어요 추억과 후회도 마찬가지로 북풍이 낙엽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