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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이 늙은이들이 가는디가 워디겠쓔!? 맨날 가는 고 개지." 이른 아침에 마을버스 종점 앞을 지나가다 만난 두 분.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읍내로 나가는 아홉시 반 버스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다. "새벽밥 드시구 아침 일찍부텀 어딜 가슈?"하고 실없이 여쭈어 보았더니... 뻔할 뻔짜로 즉각 되돌아오는 대답이었다. 맨날 가는 그 곳이란, 단골 정형외과병원 물리치료실 아니면 정기적으로 약 타러 가는 약국이다.
뭣이 못마땅한지 하루종일 잔뜩 하늘은 찡그리고 바람이 불어대는 스산한 날이다. 밍숭맹숭 이런날, 둘이 마주 앉아 호떡 구워먹는 재미라도 있어야지. 재래시장에 단골 호떡장수 아지매 굶어죽게 생겼다...
온 산하가 하얗다. 지난 열흘 사이에 이틀걸이로 눈이 내렸다. 슬슬 녹아가며 내린 눈에 다시 덮쳐 내렸다. 폭설이다. 십 년래 푸짐한 눈요기에 처음엔 환호했다. 이제부터 내리는 눈은 실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하루종일 눈발이다.
폭설이 내린다더니 드문드문 햇살에 눈발이 날리다 말았다. 바람이 세다. 꽁꽁 얼었다. 충청도 서해안으로선 보기드문 강력 한파다. 영하 10도라나요. 그러나 노지 상추는 강하다. 식탁에서 상추 겉절이를 보며 귀촌의 의미를 읽는다.
함박눈이었다. 눈이 오려면 좀 더 올 것이지 진눈깨비로 변하면서 내리다 말았다. 햇살이 돋았다. 곧장 한파가 닥친다기에 따다둔 한 접 남짓 대봉감을 서둘러 분류했다. 잔가지를 잘라내고 홍시가 거의 다 되 이내 먹을 감과 한동안 익기를 기다려야 하는 감을 구분하여 나누어 담는 작업이다. 딸 때 땅에 떨어지면서 깨진 놈도 더러 있다. 큰 방 창가에는 두 접 가량의 단감이 대봉이 오기를 기다리며 이미 터를 잡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감식초를 담글 요량이다. 겨우내 한두 개씩 꺼내 먹을 대봉홍시야 남겨두고서.
매사에 시시콜콜 분석하고 따지는 성향이 아닌데다 세월이 갈수록 그게 싫다. 그렇커니 하고 지나가는 편이 편하다. 오늘 안마을 버갯속영감님댁에 갔더니 90세 '버갯속할머니'가 조금 전에 아들이 사다리에 올라가서 '사탕감'을 잔뜩 땄다며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주시더라. 여기 충청도 지방에선 단감 대신 사탕감이 대세다. 이웃 아주머니도 우리집 단감나무를 으레 사탕감나무로 알고 있다. 며칠 전에 내가 단감을 따고 있는데 "올해 사탕감 많이 열렸슈!..." '사탕감'에 힘주어 방점을 찍으며 한 말씀하고 지나갔다. 귀촌 17년이 되도록 사탕감을 맛 본 기억이 없는건 우리집에 단감이 있는데 굳이 사탕감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오늘 마침 잘 됐다. 단감과 사탕감이 어떻게 다를까? 모양과 크기, 맛은? 사탕..
올해 콩농사가 시원찮았다. 흰콩, 검은콩, 빨강콩, 동부콩... 여러 콩을 심었으나 별반 건진 게 없다. 콩이라 해서 모두다 같지 않다. 씨를 뿌려 꽃 피고 콩이 여는 시차가 다르다는 걸 생각치 못했다. 심심풀이 농가의 낭만, 콩깍지를 벗기며 콩 깔 일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한 주일이나 고구마를 캔다고 캤는데 제대로 생긴 고구마가 없다. 대장쟁이집에 쓸 칼이 없다더니 올해도 고구마 농사 끝이 그렇다. 끼니마다 집사람이 쬐끔 성가실뿐 밥솥 밥에 얹져 먹는 새끼 짜투리 고구마의 진미. 잘 생긴 것 저리 가라다. 한결 맛있다. 오늘 저녁 밥상엔 콩밥이다. 아침나절에 콩을 까서 물에 불렸다가 지은 콩밥 또한 별미. 짜투리 고구마든 모듬 콩이든 모두 내가 지은 농사이니까. 마음이 편하면 반소사인들 어떨까, 입..
주간, 주지, 부주지, 중첩지, 하향지, 경쟁지, 배면지, 측지, 연장지, 결과지, 도장지... 강전정, 약전정... 용어만 들어도 상그럽다. 전정은 가을에 해야 하나? 봄에 해야 하나? 전정을 할 때마다 성가시고 복잡하고 까다롭다. 한마디로 말해... 힘들다. 안해본 사람은 모르는 나무 전정하기. 오늘 매실나무 전정을 했다. 매실나무 다음은 사과나무, 석류나무, 배나무 전정을 해야 한다. 쉬엄쉬엄 하는 거다. 싸움 붙이며 뒤로 숨어버리는 참으로 비겁한 사람. 명색이 대통령이란 사람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끝은 어딘가?... 지금이라도 당장 쓸모없이 웃자란 도장지를 솎아낼 수 만 있다면? 오늘 매실나무의 헝클어진 가지를 전정하면서 언뜻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로서 나머지 알타리무를 전부 뽑았다. 집사람이 정한 행선지를 향해 김장철 때 맞춰 이젠 모두 떠났다. 알타리무 뿐만 아니라 맷돌호박, 검정호박, 누렁호박도 어디론가 덩달아 함께 떠나갔다. 씨를 뿌려 가꾸어 기르는 건 내몫, 나누는 그 다음 일은 집사람이 알아서 한다. 농가월령가에 따라 철이 되면 씨앗을 챙기며 기르는 재미... 이게 나의 보람이다. 맛있게 먹었다는 회신이 더없는 즐거움이다.
다섯 살이다. 애들이 자라는 걸 보면 금방이다. 서너 달 만에 보니 많이 자랐다. 오자마자 단감 따기에 단단히 재미를 붙였다. 귀촌의 낙은 이런 즐거움이다. 제깐 놈이 감을 얼마나 딸까마는 이젠 따야하는 감 딸 계기를 마침 만들어 주었다. 몇 개나 될가, 3대가 달겨들어 단감을 절반 가량 땄다. 나머지는 여전히 내 몫.
살얼음판을 걷듯 2위를 고수하더니 운명의 장난처럼 마지막 두 게임에서 연거푸 지는 바람에 순식간에 4위로 추락하며 페난트레이스를 마감했다. 키움히어로스와 와일드 카드에서 이겨 준플레이 오프에 진출했으나 어이없게도 두산베어스에 내리 두 판을 내주고 말았다. 핸드폰을 집어던지는 열성 팬의 분노가 표출되었고, 끝내 류중일 감독이 물러난다는 소식마저 들린다. 충청도 어느 시골에 앉아 올해도 LG트윈스 점퍼를 열심히 입고서 가을야구를 응원했건만 26년을 기다린 우승의 꿈은 내년에 다시 꾸기로 했다. 1994년 마지막 우승 당시 잠실 구장에서 응원의 함성 속에 입었던 LG트윈스의 빛바랜 빨간 점퍼를 벗어 접는다.
죽죽 줄기가 뻗기 시작한다. 기가 펄펄 산다.
동서로 수내수로가 가로지르는 앞뜰은 모내기가 한창이다. 나는 하루종일 제초 작업을 했다. 장독 마당, 윗밭, 아랫밭 계단을 오가며 풀을 깎는 하루였다. 갈수록 기세등등해지는 잡초. 더 이상 기고만장해지기 전에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게 때가 있는 법. 더 이상 방치하면 통제불능이다. 좀 더 일찌감치 풀을 깎는다 하면서도 모종 심느라 미뤄왔다. 하루 종일 예취기를 들고서 잡초와 씨름을 했다. 잡초의 저항이 거셌다.
오늘은 <5.16 혁명> 59주년, <4.15 총선> 한 달. 59년이 한 달 같고 한 달이 59년 같다. 59년 전 오늘, 이른 아침, 혁명공약 방송을 라디오로 들으며 중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마당에서 제랴늄꽃 화분에 삽목을 하고 있었다. 비가 온 뒤라 신발이 질척거려 밭에 들어갈 수가 없어 이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