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일본어의 잔재(殘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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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알고 쓰자

2007. 10. 6.

 

일본어의 잔재(殘在) (3)



글 : 오소운 목사

 

 


1. ‘뿌라치’란 말


“이 전화 ‘뿌라치’한 전화야? 누가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아, 어머니 방에 있는 전화하고 함께 연결되어 있어. 이 이동전화를 쓰게.”


“고맙네. 그런데 ‘뿌라치’ 란 말은 어느 나라말인가? 러시아어 같은데….”

“아냐, 영어 ‘브랜치, branch’ 그러니까 가지, 곁가지란 뜻인데, 일본인들이 전화를 더 연결해 쓰면서 ‘부란치, ブランチ’ 라고 썼거든. 그 발음이 변한 거야. ‘곁가지 전화’란 뜻이지.”


2.‘빠데’란 말


“저 사람 되게 급했던 모양이지? 자동차에 온통 빠데를 발라 가지고 시내를 누비고 있으니….”

“차는 도색 중인데 할 일은 많고 어쩌겠나? 그보다도 자네 아직도 ‘빠데’ 란 말을 쓰나?”


“그거 외래어 아냐? 프랑스어 같은데….”

“아냐, 일본식 외래어야. 이 영한 사전에서 putty를 찾아보게.”


putty n.

퍼티(창유리 따위의 접합제) = PUTTY POWDER.

♣glazier's [plasterer's] ~ 유리창용 [도장(塗裝) 공사용] 퍼티.


아하, 그러니까 영어 ‘퍼티, putty’를 일본인들이 ‘빠데, パテ’라고 발음한 게 우리나라에서 여태 쓰이고 있다는 거로구먼.”

“맞았네.”

“이 국어사전을 보게.”


빠데(パテ)

【일본어】【명】[화학] ①표면에 생긴 흠집을 메울 때 쓰는 아교풀 같은 것. ‘땜 풀’, ‘메움 밥’, ‘퍼티’로 순화. ②『북』‘퍼티’의 북한어. putty.

 

 


3.‘사라’란 말


“아빠, ‘사라’ 라는 말은 어느 나라 말이에요? 히브리어 아니에요?”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얘기할 때는 ‘여왕’ 이라는 뜻의 히브리어지. 그런데 질문의 초점이 무어냐?”



“아까 제 친구 생일 파티에 갔었는데, 친구 어머니가 ‘얘, 여기 사라 하나 더 가져와야겠다. 하시더라구요.”

“아, 그 경우의 사라는 접시란 일본어란다.”


“하나님은 일본어를 좋아하시나보죠?”

“그건 왜?”

“히브리어 ‘사래’를 일본어 ‘사라, さら’로 고쳐주셨고, 히브리어 ‘아브람’을 일본어 ‘아브라 함, アブラ ハム’ 라고 고쳐 주셨으니까요. ‘아부라’는 일어로 기름이요, ‘하무’는 햄이잖아요?”


“말 되네. 작고하신 ‘성결교의 무디’ 라고 일컫는 이성봉 목사님은, 부흥회 때 이런 농담을 하셨단다.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이 아담하고 술래잡기를 하시는데, 숲 속에 숨은 아담의 머리가 보이니까, 일본어로 ‘아다마, あたま!’ (머리란 뜻) 하고 소리치셨다는구나.”

“재미있네요.”



4.‘셈베이’란 말


“우리 저 과자점에 들어가서 ‘셈베이’ 좀 먹고 가세. 내가 살께.”

“오래간 만에 먹으니까 이 젬병도 맛있는걸.”


“이게 ‘젬병’ 이라구? 자네 일껏 돈 들여서 ‘셈베이’까지 사 주었는데, ‘젬병’ 이라니! 이런 배은망덕한!”


“‘셈베이. せんべい'는 일본어이고, 우리말로는 ‘전병’이거든. 전병은 발음이 ‘젬병’으로 변했고, 형편없다는 말을 속되게 말할 때 쓰지. 나는 전병의 변한 발음으로 쓴 거야. 화내지 마.”


젬병

【명】①형편없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 ¶학교 시절 때 얘기에서 빠뜨렸는데 민은 다른 학과는 모조리 젬병이었으나 그림만은 빼어났었다.<최인훈, 구운몽>  ②‘전병(煎餠)’의 변한 발음.


せんい[煎餠]

전병. 과자의 한 가지. 보릿가루, 쌀가루 등을 반죽하여 얇게 펴서 구운 과자(cracknel).


“그런데 이걸 저기는 왜 ‘센베이’ 라고 써 붙였을까?”

“우리나라 외래어표기법에 ‘일본어 응(ん) 자는 [ㄴ]으로 표기한다’ 라고 해 놓았기 때문이지. [응] 자는 뒤의 자음에 따라 [ㅁ]으로도 발음되고, [ㅇ]으로도 발음되는데 [ㄴ] 하나로 통일해 버렸기 때문에 저런 현상이 일어난 거라네.”

“그렇구나. 우리가 자주 쓰는 일본어 중에서 현지 발음과 우리나라 표기가 다른 것 많겠구나.”


“암, 많다마다. 일본 제품 중에 SANYO 라는 제품 있지?”

“아, 산요? 옛날 우리 전축이 산요 제품이었지.”

“그런데 그게 「상요」라고 발음하는 게 옳단 말이야. 한자로 그 회사는 「三洋」이거든. 자네 일본 저녁 인사가 뭔지는 가억하겠지?”

“아, 「곰방와」 아냐?”

“맞아. 그런데 일어러 표기하면 「こんばんわ」이거든. 우리 표기법으로는 「곤반와」가 되니 말도 안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