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맛과 멋

Lotus Pond 2017. 4. 22. 22:36






퀸즈불러바드와 35스트리트 모퉁이에 서 있는 높이 약 3m의 '링크NYC' 앞에 섰다.

뿌옇게 도로 먼지를 뒤집어쓴 터치스크린을 닦고 나니 초록색 화면에 무료 전화(free calling)가 뜬다.

이내 화면이 옆으로 사라지고 무료 와이파이(free Wi-Fi), 311 시정부 서비스(311 city services),

911 응급전화(emergency call) 등의 컬러풀한 화면이 연이어 뜬다. '시작하려면 누르세요(tap to begin)'라는 버튼을

손가락으로 터치하자 손바닥 모양과 함께 '누구나 도움의 손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영어로 뜨며

하단에는 지도, 전화, 시정부 서비스 등의 아이콘들이 뜬다. 

전국 무료 전화 서비스=우선 무료 전화를 눌러봤다. 국내 어디든 무료로 전화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어폰을 키오스크에 연결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이어폰을 꽂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음질과 연결 상태가 좋은 편이다. 

◆다양한 뉴욕시정부 서비스도 한국어로 이용=다시 홈 버튼을 누르자 자신이 서비스를 받고 싶은 지역의 집코드를

입력할 수 있는 창이 뜬다. 그 밑으로는 음식.주택.교통.건강.케어.교육.직업.법률 등 시정부가 주민들에게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아이콘으로 나열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 아이콘들을 클릭하기에 앞서 선택할 수 있는 언어 선택이다.

집코드 입력난 바로 옆에 언어 선택(select languages) 버튼을 누르자

세계 각국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 초이스가 있다. 

이를 터치하고 'Korean'을 선택하니 모든 글자들이 한글로 변환됐다. 

이제 집코드를 넣을 차례. 이 키오스크가 위치한 퀸즈불러바드와 35스트리트의 집코드 '11101'을

터치스크린 키패드로 입력하자 이 일대에서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시정부 프로그램이 2199개나 된다는 문구가 뜬다.

음식 아이콘을 누르니 무료 음식을 제공(free meals) 하는 곳이 226곳이라는 등 다양한 정보가 뜬다.

주택을 누르니 이 일대 무료 셸터들의 전화번호와 주소, 주택을 찾는 방법과 상담 받을 곳들의 전화번호와 주소가 뜬다.

일자리 찾기, 직업학교,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프리스쿨 찾기, 무료 법률 서비스 제공 지역과 데이케어 시스템 등

아이콘별로 다양한 카테고리로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필요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311 시정부 서비스 웹사이트 접속도 가능해 각종 신고를 할 수도 있다. 다만 터치스크린으로 타이핑 하기가 불편해

이 키오스크로 신고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료 와이파이=와이파이 연결은 어떨까. 무료 와이파이 연결을 위해 휴대전화 와이파이 연결에 들어가

'LinkNYC'를 클릭했다. 비밀번호 없이 연결(connect)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연결된다.

키오스크와 휴대전화 통신사에 따라 와이파이 연결 속도는 달랐다. 초고속 인터넷이라고 링크NYC를 홍보했던 만큼

연결된 와이파이로 검색은 물론 비디오 스트리밍,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도 버벅거림 없이 가능했다.

하지만 한 블럭만 벗어나자 휴대전화에는 와이파이 연결 바가 떠있지만 메신저나 검색 기능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두 블럭을 더 지나 있는 키오스크 앞에 다가가니 재연결 시도 없이 다시 와이파이가 잡히기 시작했다. 

드블라지오 행정부는 7500대를 모두 설치하고 나면 뉴욕시 어느 곳에서나 시민들이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그러려면 블럭마다 키오스크를 설치해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싶다. 

◆여행객은 반색, 주민은 시큰둥=길을 걷던 여행객과 주민 3~4명에게 링크 NYC 사용 여부와 생각을 물었다.

여행객들은 긍적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퀸즈 거주 주민 케빈 칼로스는 "여행객이나 노숙자를 제외한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기계인지 모르겠다. 전철 시스템과 청결 문제나 좀 개선했으면 한다.

시정부가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링크NYC는=빌 드블라지오 시정부가 지난 2014년 말부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링크NYC(LinkNYC).

시정부는 5개 보로의 노후한 공중전화 7500대를 8년간 순차적으로 링크NYC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한 뒤

꾸준히 이 키오스크를 설치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727개의 링크NYC가 맨해튼, 퀸즈, 아스토리아 등지에 설치돼

가동 중이며 144개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이 키오스크는 초고속 와이파이(Wifi.무선 데이터 전송 시스템),

USB단자를 이용한 휴대전화.태블릿PC 충전, 미국 내 전화 통화, 911 신고, 각종 시정부 관련 검색 서비스 등을

무료 제공하는 다용도 첨단 디지털 키오스크다. 원래 빌트인 태블릿 형식으로 만들어져 모든 웹사이트에 접속 가능했었지만

일부 노숙자들이 키오스크를 통해 성인물 웹사이트에 들어가 장시간 음란물을 시청하는 일들이 발생해

지난해 9월부터 시정부 서비스 검색만 허용하고 있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