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글

Lotus Pond 2018. 7. 1. 04:47


웰빙(Well-being, 잘 사는 일), 웰다잉(Well-dying, 잘 죽는 일)에 이어 웰에이징(Well-aging, 잘 늙는 일)

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며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며 보낸다'는

영국 리버풀대학의 노인 심리학자 브롬리(D. B. Bromley)의 말에 동의한다면,



웰에이징의 등장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마저 들게 한다.

잘 살기 위해서는 잘 죽어야 하고,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는, 생사가 둘이 아니라는 불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웰에이징은 웰빙과 웰다잉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기에는 주로 학업에 전력하여 인격의 기초를 이루어야 하고, 장년기에는 주로 사업에 종사하여

인생의 가치를 나타내어야 한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소설가인 앙드레 지드가 웰다잉보다 어렵다고 했던

웰에이징을 위해서는 노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보통 수(壽)와 부(富)와 귀(貴)와 강녕(康寧)과 다남자(多男子)를 오복(五福)이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육신이 오래 사는 것만으로 수를 삼지만, 수도인들은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는 진리를

깨닫는 것으로 수를 삼으며, 보통 사람들은 육신에 병이 없는 것만으로 강녕을 삼으나,

수도인들은 마음에 번뇌와 착심이 없는 것으로 강녕을 삼는다.

불교적 관점에서 웰에이징을 하려면, 첫째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기어이 보려하지 말고,

둘째, 귀에 들리지 않는 일을 기어이 들으려 하지 말고, 셋째, 설사 보이고 들리는 일이라도 나에게 관계없는 일을

기어이 간섭하지 말고, 넷째, 재산이나 권한을 자녀나 책임자에게 맡긴 후에는 그들의 대우 여하에 마음을 두지 말고,

다섯째, 젊은 시절 후회스러운 일에 한탄하는 생각을 두지 말고, 여섯째, 재산이나 자녀 등에 착심을 두지 말고,

일곱째, 과거나 현재에 원망스럽고 섭섭한 생각이 있으면 다 없애고,

여덟째, 자기의 과거에 대한 시비에 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표방하는 듯한 '동안(童顔)', '안티에이징(Anti-aging)' 열풍 이면에는 늙어감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 인식이 보다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실제로 우리 인생의 점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년기에 대한 부정과 거부는 우리 삶을 소모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고, 이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인생의 노년기를 의미 있게 보내지 못한다면, 웰빙은 물론이고, 웰빙의 결과인 웰다잉도 요원해 질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배우로서 젊은 시절도 좋았지만, 편안해지고 원숙미가 느껴지는 50대도 배우로서 좋은 점이 너무 많다.

60, 70대엔 어떤 배역을 맡을까 기다리는 것이 즐겁고 기대된다"던 중견배우 한석규씨의 인터뷰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웰에이징한 노안이 인위적으로 가꾼 동안보다 대접받고, 노인이란 단어를 들을 때, 나약하고 쓸모없음이 아닌,

노년기의 여유, 원숙, 연륜, 지혜 등을 떠올리는 사회가 되길 희망해 본다. 아니, 곧 그렇게 될 것 같다.

drongiand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