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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us Pond 2019. 1. 4. 10:19


[시가 있는 아침] 새해의 노래 -정인보(1893~1950)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1/03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9/01/02 17:11



온 겨레 정성덩이 해 돼 오르면 

올 설날 이 아침야 더 찬란하다 

뉘라셔 겨울더러 춥다더냐 

오는 봄만 맞으려 말고 내 손으로 만들자 



깃발에 바람 세니 하늘 뜻이다 

따르자 옳은 길로 물에나 불에 

뉘라셔 세월더러 흐른다더냐 

한이 없는 우리 할 일을 맘껏 펼쳐 보리라 



겨레의 온 정성이 담긴 해가 찬란히 떴으니 겨울을 춥다 말고 희망의 새봄을 스스로 만들자.
깃발은 드센 바람 속에 외려 힘차게 나부끼니 세월을 움켜쥐듯 하고서 할 일을 마음껏 다하자.
이렇게 새겨지는 이 짧은 시는 한 개인의 다짐과 한 민족의 포부를 '옳음'이라는 지향에 얹어 드높이 고취한다.
새해 첫해는 삼백 예순네 개의 해를 알처럼 품고 온다. 첫날은 모든 날의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