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Favorites·Golf·Fgs

Lotus Pond 2019. 6. 4. 22:47




이정은, LPGA 9경기 만에 '메이저 퀸'에 오르다

인쇄기사 보관함(스크랩)

핫 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US여자오픈에서 데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은은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535야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6언더파로 2위 그룹을 2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열린 최종일, 대회장은 특유의 US여자오픈 결전장이 됐다. 이번 주 내내 선수들을 괴롭힌 무더위와 바람은 없어졌지만, 단단해진 유리알 그린이 타수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줬다. 

셀린 부티에(프랑스)와 류위(중국)에게 2타 차 6위로 출발한 이정은은 첫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2번홀(이상 파4) 버디로 만회한 뒤 파를 지키는 안정적 플레이를 했다.

승부처는 10번홀(파4)이었다. 그린을 놓쳐 보기의 위기였던 이정은은 어프로치샷이 홀 깃대에 맞고 홀 바로 옆에 멈춰 서면서 파를 기록했다.

분위기 전환의 기회를 만든 이정은은 파 3홀 중 가장 어렵게 플레이된 11번홀(159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2m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12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1m에 붙여 잡은 이정은은 파 5·15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2위권 선수들과 3타 차로 벌렸다.

마지막 고비는 16~18번홀로 이어진 어려운 마무리 홀이었다. 이정은은 16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서 보기, 18번홀(이상 파4)에서는 그린 입구까지 두 번째 샷을 보냈지만 다시 보기를 했다.

살아남은 추격자는 부티에였다. 15번홀까지 버디 2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로 2타를 잃으면서도 리더 보드 상단을 지킨 부티에는 16번홀(파4)에서 161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70cm에  붙여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상승세는 꺾였고, 마지막 홀 더블보기로 2타를 더 잃으면서 최종 합계 3언더파 공동 5위로 경기를 마쳤다. 부티에의 자멸로 4언더파를 기록한 유소연(29·메디힐)과 렉시 톰프슨(미국) 등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연습 그린에서 혹시 모를 연장전에 대비했던 이정은은 우승이 확정된 뒤 매니저와 포옹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시상식장에서도 우승 소감을 묻자 "그 어떤 대회보다 느낌이 다르다. 골프를 어렵게 했던 순간이 생각나 눈물이 난다"고 했다. 이정은의 눈물에 통역하던 매니저도 울먹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거쳐 지난해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한 이정은은 올 시즌 8경기에서 세 차례 톱10에 들면서 우승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지난 5월 메디힐 챔피언십에서는 연장 끝에 김세영에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우승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그리고 LPGA 투어 데뷔 이후 9경기 만에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메이저 중 메이저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성공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정은은 우승 상금으로만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원)를 받았다. 보너스도 두둑하게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대방건설과 3년 재계약한 이정은은 연간 8억원에 우승 시 70%의 보너스를 받기로 했다.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의 70%인 약 8억4000만원을 보너스로 받게 된 그는 의류와 클럽 후원사와 서브 스폰서 등에서도 우승에 따른 일정 금액의 보너스를 받는 잭팟을 터뜨렸다.

아래는 이정은과의 일문일답.

 
- LPGA 투어 첫 승이자 메이저 첫 승을 이룬 소감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떤 대회에서 우승해도 값지겠지만, US여자오픈이라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정말 감사하다. 이게 첫 승이니까 2·3승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노력을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 오늘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1번홀 보기를 한 뒤 마무리가 좋았던 경기에 대한 기억이 많다. 1번홀에서 보기를 하고 출발한 것이 도움이 됐다. 오늘 샷감이 괜찮아서 버디 찬스가 많이 왔다.
 
- 상금 100만 달러를 받게 되는데, 기분이 어떤가.
지금까지 우승했던 어떤 대회들보다 느낌이 다르다. 그동안 골프를 했던 것이 기억 나서 눈물이 난다.
 
- 후반 9홀에서 초반부터 좋았는데.
홀이 지날수록 어려운 홀들이 많아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하지만 16번홀부터 긴장이 많이 됐다. 힘을 빼고 부드럽게 치려고 노력했지만 실수가 나왔다. 행운이 나에게 와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 최종 라운드에 전반적으로 어떤 부분이 잘됐는가.
전반에 스윙 리듬이 빨라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부분이 잘돼서 샷이 많이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나보다 팬들과 엄마·아빠가 긴장을 하셨을 것 같다. 이렇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게 돼 행복하다.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리고 싶다.
 
- 이번 주에 생일이었고, 우승까지 했는데.
생일이 있는 이번 주에 우승까지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대회에서든 1승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영광이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