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하루-/단독픽션 · 연재 중편픽션 막따리·

혜강 2012. 3. 11. 01:17

 

 

 

 

 

 

 

 

 

 

 

 

 

 

 

유 혹

 

 

 

정희를 재우고 우리는 풀장이 있는 호텔카페로 다시 내려갔다.

정희가 깨지 않게 막따리의 남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푸른 조명이 수영장을 더 환상적으로 물들이고 있는 수영장엔 밤 늦은 시간인데도 몇 사람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맑은 수영장 물빛에 반사된 막따리의 모습은 섬에서 살 때 선창가에서 바라 본 막따리의 옛 모습을 아직은 간직하고 있었다.

그 청순하고 맑은 막따리의 모습은 지금부터 더 많은 시간이 흘러가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막따리는 수영장 긴 선텐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우리가 산사 주차장에서 만나 후 처음 보여 준 미소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나는 막따리의 어깨에 룸에서 가져 온 흰 타월을 걸쳐 주었다.

막따리에게 흰색은 너무 어울렸다.

마치 선녀 날개를 단 모습이었다.

막따리는 세풍에서 일주일 후 연락을 받았다.

막따리의 보험설계계획서가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막따리는 비로소 자신이 스스로 이 세상에서 홀로서기 위해 발판을 만들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누구보다 자신을 축하해 준 사람은 막따리 책상 앞에 마주 앉은 선배언니였다.

 

- 막따리 축하해 초년병이 너무 큰일 저질렀어 허지만 우리 모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구나 이제부터 막따린 우리 보험회사에서 중견으로 갈 기틀을 마련한 거야 난 너무 기쁘다

- 언니 고마워요

 

인생에서 가장 힘든 때는 이별할 때이고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은 홀로서기 할 때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기쁜 날이 또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제부터 정희의 치료비나 기타 치료수발에 드는 비용 걱정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세풍의 임미숙위원에게 감사의 전화를 하고 막따리는 오랜만에 정희를 데리고 시내백화점으로 갔다.

정희는 어린 나이였지만 여느 아이들처럼 입는 것이나 먹는 것에 투정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정희에게 예쁜 계절 옷 한번 사주고 싶었다.

정희는 백화점 아동복 쇼윈도 앞에서 잠시 생각에 젖더니 막따리의 손을 끌었다.

막따리가 정희에 의해 끌리다 싶이 따라 간곳은 아래층 숙녀복 매장이었다.

 

- 엄마 난 옷 필요 없어 엄마 사 입어 아까 에스컬레이터 타고 오면서 봤는데 엄마 저 옷 입으면 너무 이쁠것 같아

- 아니야 오늘은 정희 옷 사러 온 거야 봄이 오면 우리 정희 병원에도 자주 가야하고 또 엄마랑 공원에도 자주 가야지 그때 입을 옷 두벌만 사자 응? 알았지?

 

정희는 다시 잠시 생각하더니 막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 엄마 난 엄마가 예쁜 옷 입고 회사 나가는 것이 제일 좋아 정희 엄마 예쁘게 보이면 정흰 얼마나 좋은지 모르지? 정희는 지금 입고 있는 옷으로도 예뻐

- 정희야 엄마 이제 돈 많이 벌어 정희 옷 마음대로 사줄 수 있어

- 아니야 엄마 그럼 이렇게 하자

- 어떻게?

- 엄마 옷 여기서 사고 내 옷은 남대문 시장에 가서 사줘 난 자꾸 자라니까 새 옷 사도 금방 못 입잖아

 

막따리는 정희를 빤히 쳐다 보았다.

남편이 살아있을 때 정희는 백화점 아니면 아무리 좋은 옷도 입지 않았다

정희는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코디에 예민했다.

브랜드가 아니면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던 아이였다.

그런 정희가 오늘은 뜻밖의 말을 해서 막따리를 당혹하게 했다.

혹시 정희가 이런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염려스럽기도 했다.

백화점에서 산 옷을 채 입기도 전에 자신이 불행해지면 아무 짝에도 필요없으니 대신 막따리가 사 입으라는 그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막따리는 다시한번 정희를 타일렀다.

 

- 정희야 엄마가 정희에게 정희가 원하는 옷 사주면 엄만 더 힘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진단다 엄만 옷 많잖아

- 아니야 엄마 나 엄마 옷 얼마 없는 거 알아 엄마 오늘은 정희 기쁘게 해주고 대신 아리 옷 하나만 사줘

 

막따리는 곰곰 생각했다.

언제 정희가 이렇게 어른스럽게 컸을까?

언제 이렇게 소견이 넓어져 오늘 막따리를 감동시키고 있는 걸까?

막따리는 정희를 백화점 통로에서 꼭 끌어안았다.

정희의 마음만큼 따뜻한 체온이 막따리의 가슴에 전해왔다.

막따리는 정희의 고집을 꺾지 않기로 결심했다.

막따리가 정희에게 기쁨과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작은 행동하나에도 큰 영향이 있다고 믿었다.

너무 지나친 정희에 대한 애정표현은 정희를 더 불안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막따리의 판단은 맞는 것이다.

어떨 땐 대수롭지 않게 하는 말 한마디가 사람의 가슴을 찌르는 비수가 되기도 하지만 또 어떨 땐 대수롭지 않게 행동하는 것이 상대에게 희망과 관심으로 여겨지게 하는 경우가 있다.

막따리는 정희가 골라 주는 빨간 쟈켓을 선택했다.

멀티실에서 디스플레이 되었던 옷을 입고 나오자 정희가 팔짝 뛰면서 좋아했다.

 

- 엄마 엄마 너무 이뻐

 

막따리는 그 말에 대답대신 미소로 정희를 바라보며 이 옷은 정희가 사주는 거야 잘 입을 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정희와 막따리는 정희가 원하는 대로 남대문 시장 아동복매장에서 두벌의 정희 옷과 애견센터에서 아리의 옷 한 벌을 샀다.

두 모녀는 손을 마주 잡고 가볍게 걸어 명동으로 들어갔다.

 

- 막따리

 

막 명동으로 들어서는데 누군가 막따리를 뒤에서 불렀다.

이런 곳에서 만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막따리는 잘못 들었나 보다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다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았다.

보험회사 자신과 마주 앉은 선배언니였다.

막따리는 특별한 계획이 있어 명동에 온 것은 아니어서 그 선배언니와 가까운 커피전문점으로 들어갔다.

항상 서글서글한 선배언니가 정희를 보고 감탄했다.

꼭 조카처럼 보인다며 선배언니는 정희에게 아이스크림을 시켜 주었고 막따리와 선배언니는 커피를 주문했다.

둘은 한참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히 대화의 방향이 재테크 쪽으로 흘렀다.

 

- 이번에 막따리가 이룬 성과는 아주 큰 거야 아마 세풍일로 성과급도 꽤 나올 텐데 막따린 그 성과급 그냥 썩히지 마 내가 잘 아는 펀드리드가 있는데 그 리드에게 부탁해서 재테크해 나도 조금 들어있긴 하지만 난 워낙 액수가 적어 별 신통찮아 허지만 막따린 이번에 탈 성과급으로도 상당한 재미 볼 거야 더구나 앞으로 들어갈 돈 생각해서라도 확실한 데 투자해서 굴려 절대 후회하지 않을 테니

- 허지만 전 아직 그런 펀드 같은 것도 잘 모르고 또 얼마나 성과급탈지도 모르잖아요

- 내 짐작에 적은 액수는 아닐 거야 그 성과급을 일시불로 수령해 분산하면 손해야 월로 쪼개면 결국 보험회사만 좋은 일시키는 거지 또 성과급은 확실한 거니까 리드매니저에게 말해서 선대출 받을 수도 있고

- 언니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생각해 볼께요

 

선배언니는 막따리와 헤어지면서도 몇 번이나 막따리에게 자신이 소개하는 펀드매니저에게 펀드하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막따리는 그럴 생각이나 여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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