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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 2015. 1. 8. 05:46

   [학술회의]

“춘천 중도(中島) 고조선유적지”

- 레고랜드 개발이냐! 고조선유적지 보존이냐! -


박찬남 기자/2015/1/7


‘춘천 중도(中島) 고조선 유적지 보존 및 개발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명수·도종환 국회의원의 후원으로 1월 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춘천 중도 고조선 유적지 레고랜드 개발이냐, 고조선유적지 보존이냐”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를 주최한 범국본은 지난 2014년 12월 2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200여 역사·민족·시민단체들과 함께 '춘천 중도 고조선유적지 보존 및 개발저지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한 바 있다.


개회사·축사 : 장영주 전국민족단체협의회 상임공동회장, 이명수 국회의원

주제발표 : 김계석 문화재청 과장, 이형구 선문대학교 석좌교수, 정재경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전문위원, 우실하 항공대학교 교수

종합토론 :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 오동철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 외 주제발표자 4인

청중질의 : 배문병호, 맹주석, 심정보, 박근영 등...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이 첫 머리를 장식한다. 헌법 제9조에서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밝히면서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명시해 놓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의 고조선유적이 발굴된 춘천 중도에 레고랜드 건설이 확정, 추진되면서 우리문화와 역사를 폄훼하고 소홀히 여기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몰역사성에 대해 학계, 시민사회단체들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조선유적지가 밀집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춘천 중도 지역의 레고랜드 테마파크 건설과 관련하여 2013년과 2014년 상반기에 걸친 중도 지역에 대한 1차 발구조사에서는 고인돌 101기와 주거지 917基가 조사되었고, 공방지(工房址)와 방어용 환호시설 등이 함께 확인되었다. 이들 유적에서 비파형동검·청동도끼 등이 청동기류, 돌대문토기·무문토기·타날문토기 등 각종 토기류, 마제석부·마제석촉·유구석부·반월형석도 같은 석기류 등이 다수 출토되는 등 약 1,4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춘천 중도유적이 특히 주목되는 점은 취락지구(주거지와 공방지), 무덤구역, 생산구역(밭유구) 등으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고, 취락지구 가운데 중요지점은 환호를 설치하여 방어시설까지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비파형동검·검파두식(동검 손잡이 장식)·마제석촉 등과 같은 의례기와 전투용 유물 등이 출토되는 대형 장방형 주거지는 수장층의 주거지로 간주되며, 유구의 평면 분포에서 보여지는 위계적 주거 형태는 수장을 중심으로 하는 청동기시대에 조성된 초기 형태의 도시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중도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 가운데 비파형동검과 선형동부(扇形銅斧)는 주로 고인돌무덤의 부장품으로 주로 출토되었으나, 이번 발굴에서는 수장(首長)의 주거지로 간주되는 장방형 주거지에서 출토되어 상당한 학술적 의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파형동검은 요녕지방에서 주로 발견되어 요녕식동검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청동기시대 동검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한반도에서는 부여, 대전, 순천, 창원 등 여러 지역에서 출토되고 있으며, 고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물 가운데 하나이다. 선형동부는 부채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요동지방에서 비파형동검과 함께 출토되고 있는 유물로 한반도에서는 청동기시대의 것으로 평북 의주 미송리 동굴유적, 강원도 강릉고인돌 유적에서 출토된 바 있고, 초기철기시대의 것으로는 부여남성리 석관묘에서 출토된 바 있으며, 함경남도 금야 영흥읍과 부여 송곡리에서는 거푸집이 출토된 바 있다.


또한, 중도 지역에서 발굴된 고인돌의 경우는 한반도 중남부에서 자주 보이는 개석식 고인돌로 조사되었으며, 이는 최근 진주 등 영남지역에서 조사되고 있는 묘역식 고인돌의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중도의 묘역식 고인돌은 요동지방에서 한반도 남부지방으로 이어지는 거점에 위치하고 있어 고조선시기 고인돌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학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이번 춘천 중도 레고랜드 건설과정에서 고조선 유적이 대거 발굴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적을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 사회단체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춘천 중도에 레고랜드 건설 허가를 내어준 문화재청 관계자(김계석 문화재발굴제도과장)가 직접 제1주제 발표자로 나와 ‘춘천 중도유적의 승인현황 및 보존대책’ 에 대해 "중도의 발굴유적은 레고랜드 사업으로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복토보존하여 유지되고 고인돌·환호·집터 등 대표적인 유구와 유물은 국민들이 체험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임"을 밝혔다.


제2주제 발표에서는 춘천 중도 유적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오면서 이번 레고랜드 개발 문제로 중도유적이 파괴되는 것을 처음으로 주장했던 이형구 석좌교수(선문대학교)가 ‘춘천 중도 유적의 고고학 성과와 역사적 의의’ 발표에서 “565,250㎡에서 917기의 주거지가 발굴되었는데, 고대 중도에서 1가구당 6,7명이 살았다고 보면, 중도에 6,000~7,000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한 대단위 취락”이었을 것이라며 “인구밀도가 많은 인구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단계의 첫 번째 덕목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거지 밀집지역의 중심구역에서 중심 취락을 에워싸고 있는 네모난 형태의 방형 환호(環壕) 안에 주거를 비롯해 창고, 공방, 대형건물, 공공장소, 제의장소, 특별시설물 등 각 공간을 구획 경계하는 방어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아 중도 유적의 환호는 정치 경제의 핵심시대인 도시를 형성”하고 있으며 “동북쪽에 위치한 주거지 밀집지역은 가옥이 대부분 동남향으로 향하도록 배치돼 있고, 그 배치가 질서정연한 기획도시 같은 느낌을 준다”고 밝혔다.


특히, “중도유적 중 Ⅲ유형과 Ⅳ유형에서 작업공을 갖춘 공방시설을 볼 수 있는데, 각종 생활도구를 제작할 수 있는 공방이 분업화되는 등 기술과 직업의 전문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춘천 중도 유적은 대단히 발전한 사회를 형성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중도유적에서 발굴된 101기의 고인돌무덤(지석묘)이 발견된 것만으로도 국내 최대의 고고학적 성과”라며 “고인돌무덤의 배치가 남-북 방향으로 열상으로 배치되어 방향성을 갖고 있고, 대소별로 매장하여 위계성(位階性)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는 당시 사회가 계층화(階層化)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밝히고 있다.


이형구 교수는 “중도유적 발굴에서 무려 355기의 저장용 수혈이 확인된 것으로 보아 엄청난 잉여농산물이 창고에 저장되어 있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잉여농산물과 이를 저장하는 창고가 있다는 것은 국가 성립의 중요한 또 하나의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도유적의 주거지와 무덤에서 옥부와 옥착, 관옥, 소환옥 등 옥기류들이 출토되고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이는 종교와 일정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히면서 “중도유적은 고고학 상으로는 청도기시대로 편년되나 역사적 편년으로는 고조선 시대로서, 춘천 중도 유적은 고조선의 또 하나의 실체일 수 있다”고 말하고 “중도유적 전체를 보존, 조사연구해서 고조선시대의 역사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주제는 춘천지역 역사 문화 발전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전개해 온 정재경 전문위원(춘천역사문화연구회)이 ‘한국역사에서 춘천 중도 고조선유적지의 필요성’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정재경위원은 발표에서 문헌사학자 박성수 교수의 ‘고조선론’(2011년 11월 9일 춘천문화원 창립60주년 기념발표)을 언급하면서 “예맥은 고조선의 핵심 민족으로서 그 유민들이 우두벌에 정착하여 고조선을 재건한 성지가 바로 맥국이고, 맥국은 고조선과 삼국의 맥을 이어주는 고리”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1984년 강원대박물관의 ‘중도유적 지표조사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춘천은 선사유적의 보고로서 한강변에서 지금까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남아 있는 유적으로 신석기·청동기·철기시대의 문화를 소유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이 춘천 중도”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대형 환호 내에서 집터와 출입구 시설이 확인 되었는데, 이는 청동기시대 마을 유적의 구조와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되며, 둥근바닥 바리모양 토기(예맥 20호 집터)는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오는 전환기의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정재경 전문위원은 “역사유산은 당대인의 경제적 척도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문화재청은 전문적인 책임을 관련 학계에서도 충분한 학술토의를 공개적으로 개최해서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4주제는 오래전부터 중국 요하문명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던 우실하 교수(항공대, 중국 적봉대 홍산문화연구원 방문교수)가 ‘중국 요하문명 지역 고대 유적지 보존사례 및 역사의식’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우실하 교수는 발표에서 “단일규모로는 최대인 춘천 중도 유적에 레고랜드 놀이공원이 건설된다는 소식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특히, “역사학계와 학술단체들이 아직까지 조용한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중국 요하지역의 신석기, 청동기 유적을 중국이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 그리고, 유적을 활용해 일상생활 속에서 역사의식을 어떻게 고취시키고 있는지, 유적의 원형보존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발표했다. 또한, “춘천 중도의 대규모 고대 유적군은 그 자체로 좋은 역사교육의 장이며, 질적, 양적 모든 면에서 앞으로 다시 발견되기 어려운 대규모 유적”이라고 밝히면서 “춘천 중도는 단순한 놀이공원을 위한 ‘레고랜드’ 건설이 아니라 ‘고조선랜드’ ‘역사문화공원’을 만들 자리”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한편, 학술발표 후 최정필 세종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주제발표자 4인과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 오동철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이 함께 토론을 펼쳤다.


이기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중도는 국립박물관의 집자리 발굴(1980년) 이후 건드리면 터질 수 있는 ‘유적의 화약고’처럼 인식되는 곳”이라고 밝히면서 “강원도 지역에서 고인돌이 이처럼 무더기로 발굴 된 것은 처음으로 ‘둥근바닥바리 모양 토기’와 ‘덧띠새김무늬토기’가 확인 되었는데, 이는 유적의 최고(最古) 연대가 초기 청동기시대(기원전 14~12세기)임을 알려주는 지표유물들”이라고 강조했다.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중도유적은 폼페이 이전 시대를 대표할만한 도시유적의 하나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며 “중도유적의 체계적인 복원이 이뤄진다면 중도는 전 세계적인 선사유적공원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며 춘천은 선사유적공원과 레고랜드 테마파크라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두 개의 뛰어난 관광자원을 가진 경쟁력 있는 관광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춘천시는 오늘의 시점이 아닌 200년, 300년 뒤 훗날 춘천시민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결정을 내려야 하며, 중도는 춘천 시민들만의 문화유산이 아닌 우리 국민 전체의 문화유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동철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은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 위원회 13차 회의록을 보면, 중도에서 대규모의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유적 보존을 완벽하게 담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건부 승인을 통해 개발가능성의 길을 열어주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청동기 유적이 파괴될 위기를 자초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원도의 발표를 보면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여러 의혹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천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면 투명한 행정을 기반으로 시민의 동의를 전제로 추진되어야 하며 국가의 백년대계이며 후손들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역사 유산을 파괴하지 않는 현명한 개발이 요구된다”고 밝히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개발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기에 레고랜드 개발과 관련하여 문제점은 없는지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종입력 : 2015.1.7 ㅣ 편집 : ⓒ 마로니에방송


춘천 중도(中島) 고조선유적지 학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