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집

펜보이 2007. 8. 13. 11:47
 

  화산 火山

 

  아주 오랜 옛날이었다. 불을 먹고사는 이상한 동물이 있었다. 불을 먹고살기 때문인지 몸은 불덩이로 이루어졌다. 그 이상한 동물은 몸집이 무지무지하게 컸다. 너무 커서 그 이상한 동물의 형태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말하자면 발가락 하나가 높고 기다란 산맥 하나와 같은 정도였다.

  이상한 동물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불덩이를 주워 먹고 살았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하늘에서 차가운 기운이 내려오자 불덩이들은 점차 식어갔다. 따라서 이상한 동물은 점차 먹을 것이 줄어들었다. 그런데다 얼마 남지 않았던 불덩이들은 추위를 견디다 못해 모두 땅 속으로 숨어버렸다.

  먹을 것이 없는 이상한 동물은 하는 수 없이 불덩이들이 숨은 땅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땅 속을 뒤져 불덩이들을 찾아먹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상한 동물은 더 이상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밖은 너무 차가웠기 때문이다. 만일 밖으로 나온다면 몸이 금세 식어 바위덩이로 변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상한 동물은 어쩌다 땅 속으로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면 금세 감기가 걸려 재채기를 해댔다. 그럴 때면 입 속에 있던 불덩이가 땅 속에서 밖으로 쏟아져 나가는 것이었다. 이상한 동물이 쏟아내는 불덩이가 쌓여 이곳저곳에 큰 산을 만들어 놓았다. 불덩이가 쌓여 이루어진 큰 산은 이따금씩 큰 소리를 내며 불꽃과 불덩이와 연기를 쏟아냈다.

  물론 이상한 동물이 재채기를 해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동물의 재채기에 섞여 밖으로 튀어나오는 불덩이들은 찬바람을 만나 곧 바위로 변해버리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