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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윤제림 꽃 피울려고 온몸에 힘을 쓰는 벚나무들, 작전도로 신작로 길로 살 하나 툭 불거진 양산을 쓰고 손으로 짰지 싶은 헐렁한 스웨터를 입고, 곰인형 가방을 멘 계집애 손을 붙들고 아낙 하나가 길을 간다. 멀리 군인트럭 하나 달려오는 걸 보고, 흙먼지 피해 일찍 피어난 개나리꽃 뒤에 가 숨는..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찻그릇을 위해 2. 찻그릇의 기능성 차를 마시는 일은 이제 일상사가 되었을 만큼 우리의 삶에 밀착되어 있다. 녹차를 마시는 인구만 해도 줄잡아 5백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가히 차의 부흥기라고 할만하다. 그러다보니 차 도구를 비롯하여 차와 관련된 주변산업도 크게 발전..
"낙엽" 일본 노무라미술관 소장 청이도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찻그릇을 위해 1. ‘이도다완’과 ‘신이도다완’ 지난 1월 말 일본에 갔다가 정말 너무도 놀라 가슴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에 빠져들었다. 전례로 보아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현해탄을 건너는 비행기 안에서 막연히 ..
은하수 銀河水 어느 고원에 자식 없는 노부부가 농사를 짓고 살고 있었다. 노부부는 학교에 다닌 일이 없고 누구한테 글을 배운 일도 없었다. 그래서 바깥 세상일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채 살았다. 어쩌다가 소금이나 불을 켜는데 필요한 기름 따위를 사러 읍내에 나갈 뿐, 하늘의 해와 달과 별 그리..
별 星 아주 깊고 깊은 산골에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젊은 부부는 농사꾼이었는데 먹을 것이라고는 몇 가지 채소와 감자 그리고 옥수수가 전부였다. 그리고 가진 것이라고는 부모님이 애써 일구어 놓은 밭 몇 뙈기가 전부였다. 그 밭에서 나오는 감자와 옥수수 그리고 채소로는 두 부부가 굶지 않고..
달 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은 밤이었다.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하나 둘 강가로 모여들었다. 강은 고요하게 흐르고 있었다. 너무 고요해서 강물의 흐름이 멈춘 것이 아닐까 의심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일까. 강물은 몹시 무겁고 침울해 보였다. 강물 탓인지, 검은 ..
해 太陽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따뜻한 기운이 남쪽으로부터 서서히 북쪽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며칠 째 온통 안개에 잠긴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북쪽으로 올라오던 따뜻한 기운조차 안개에는 맥을 못 추는 것이었다. 따뜻한 기운은 무겁고 침울..
어둠 暗 머리와 수염이 온통 하얀 산신령이 천년 묵은 나무 그늘 아래서 글씨를 쓰고 있었다. 산신령은 옷마저 하얀 색이어서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눈사람으로 착각할 지경이었다. 산신령은 하얀 종이를 펴놓고 멋진 수염처럼 큰 붓으로 먹물을 듬뿍 찍어 글씨를 쓰고 있었다. 산신령이 쓰는 글씨는 ..
빛 光 한 남자아이가 자기 조막만한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굴리는가 하면 손에 들고 뚫어져라 쳐다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조약돌은 아주 동그란 모양이었다. 모난 데도 없고 패인 데도 없었다. 다만 자세히 살펴보면 명주실 같은 금이 나 ..
소리 音 히로사와平澤라는 왕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작은 시골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에는 왕대나무가 얼마나 크고 많은지 어떤 곳은 대나무 숲에 마차가 다닐 만큼 널따란 굴이 뚫려 있을 정도였다. 이 왕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살고 있는 한 여자아이가 대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놀고 있었..
하늘 宇宙 아주 먼 옛날에 한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자신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노인은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않고 한 곳에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노인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고요하고 또 고요함이 있을 뿐이었다. 노인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오디오는 생물이다 신항섭(미술평론가) 오래 전 신문에서 이런 내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여의도에 있는 고등학교 교사가 온실에서 가꾸는 화초를 대상으로 클래식음악과 록음악이 생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했다고 한다. 같은 조건의 온실 두 개에다 같은 종류의 화초들을 놓고 한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