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 따라하기/건강과 스트레칭

바다속이야기 2014. 12. 26. 16:48

[동의보감]이 소개하는 몸에 좋은 건강차 조선 시대 왕들은 어떤 차를 마셨을까

하루도 빠짐없이 조선시대 왕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대로 기록한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는 현재까지 총 3,243권에 이르는 분량(화재로 없어진 부분은 제외)이 전해지고 있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이 4,768만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비해 인조 원년인 1623년부터 1910년까지 288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승정원일기]는 2억 4,125만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그 방대함에 놀랄 수밖에 없다. 그런 [승정원일기]을 살펴보면 조선의 왕들도 현대인들이 커피를 좋아한 것처럼 차(茶)를 즐겨 마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왕들은 갈증이 날 때 물 대신 차를 마셨다. 이런 용도로 마신 차의 종류가 수도 없이 많으나 그 중에서 현대인이 응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차를 소개하려고 한다.

차는 기분 전환을 위해,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마신다. 그밖에도 몸에 가벼운 이상 증상이 있을 때 차를 마심으로써 바로잡을 수 있다.

갈증 해소에 좋은 오미자차

필자는 가끔 노인대학에서 강의를 하는데 끝나고 나면 반드시 받는 질문이 ‘자리끼’에 대한 내용이다. 자리끼는 잠자리에서 마시려고 떠 놓은 물을 말하는데, 수시로 입이 마르는 노인들에게는 필수품이다.

이때 필자는 물 대신 오미자차를 권한다. 오미자는 물처럼 갈증을 순간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진액(영양 물질)을 생성해서 갈증을 멈추게 하는 생진지갈(生津止渴)의 대표적인 약재이기 때문이다. 진액이 부족한 노인이 오미자차를 마시면 진액도 보충하고 갈증도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오미자차를 만드는 법은 아주 간단하다.
1. 하루 분량으로 오미자 10∼20g 정도를 준비한 후 생수에 담가 둔다. 여름은 하루 정도, 겨울은 2∼3일 정도 담가 둔다.
2. 오미자를 우린 물에 약간 달달할 정도로 꿀을 넣고 갈증이 날 때마다 수시로 마신다.
3. 한 번 우려낸 오미자는 이틀치를 모아 한 번 더 우려낸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 기진맥진할 때는 생맥산

생맥산(生脈散)도 갈증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무더운 여름에는 기를 보해야 한다(夏暑宜補氣)고 하면서 그 처방으로 생맥산을 꼽고 있다.

생맥산은 땀을 너무 많이 흘려 기진맥진(氣盡脈盡)한 사람에게 아주 좋은 음료이다. 효종 4년(1653년) 5월 16일 [승정원일기] 기록을 보면 ‘생맥산은 하절다음(夏節茶飮), 불구첩수지약(不拘貼數之藥)’이라고 쓰여 있다. 이것을 해석하면 ‘여름에는 차처럼 마시는데 첩수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맥문동 8g, 오미자와 인삼 각각 4g을 넣고 달이면 1회 분량의 생맥산을 만들 수 있고, 여기에 곱하기 2를 하면 하루 분량이 된다. 참고로 맥문동은 맛이 달고 약간 쓰며 성질이 차기 때문에 폐, 위, 심장의 열을 식히고 각 장기의 활동을 도와 온몸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이 소개하는 건강차

경락이 잘 통하지 않고 나른할 때는 귤피일물탕을 쓴다. 깨끗하게 씻은 귤껍질을 달여 마시는 것이다.

차는 탕(湯)과 달리 약재의 종류가 1~3개 정도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탕약처럼 효과는 세지 않으나 가벼운 이상 증세의 경우는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다. [동의보감]에 언급되어 있으며 집에서 간단하게 끓여 마실 수 있는 건강차를 소개한다.

  • 총(蔥)차: 파 밑동을 달인 것인데 몸살기가 돌면서 열이 나는 증상에 좋다. 파 냄새에 약 성분이 많으니 냄새가 날아갈 정도로 오래 달이면 안 된다. 설렁탕에 생파를 넣는 것도 같은 이유다.

  • 강(薑)차: 생강차는 속을 따뜻하게 하면서 담이 삭아지게 한다. 담이 자주 결리는 사람은 생강차를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멀미나 구토를 가라앉히고 입덧에도 잘 듣는다. 노인들의 가래 증상에도 효과가 좋다. 공자는 생강이 있어야만 식사를 했다는 기록이 [논어]에 나온다.

  • 소엽(蘇葉)차: 가벼운 감기 기운과 가슴에 맺힌 것을 풀어준다. 소화에도 도움을 주는데 경상도에서는 매운탕을 끓일 때 소엽을 넣기도 한다. 잎의 뒷면이 자주색이면서도 향기가 좋은 것이 상품(上品)이며 차조기 잎이라고도 부른다.

  • 소강(蘇薑)차: 강차와 소엽차를 따로 구분했던 시절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소강차로 통일해서 쓴다. 웬만한 감기 증상은 소강차로 좋아질 수 있다.

  • 귤피(橘皮)차: 귤의 껍질로 만든 차다. 가슴이 답답한 것을 물리칠 경우에는 주황 껍질 속에 있는 흰 부분을 제거한 후 차를 끓인다. 반면 비와 위의 기능을 좋게 할 경우에는 흰 부분을 그대로 두고 차를 끓인다.

  • 삼귤(蔘橘)차: 인삼과 귤피를 같이 넣고 끓인 차. 기운이 없는 사람의 가슴이 답답할 때 쓴다.

  • 상지(桑枝)차: 뽕나무 가지로 만든 차다. 이른 봄 잎이 돋지 않은 가지를 베어내서 볶아 물에 달여 마셔야 효과가 있다. 어깨나 관절 부위가 아플 때 좋다. 내리는 기운이 강해 기침이나 상기(上氣, 기가 위로 몰림) 증상을 좋게 하며 소변이 시원하게 나가도록 한다.

  • 국화(菊花)차: 국화는 늦게까지 꽃이 핀다. 그중 늦가을에 서리를 맞고 꽃이 핀 국화를 상품으로 여긴다. 국화차는 머리와 눈을 시원하게 하며 두통과 어지럼증을 다스린다.

  • 기국(杞菊)차: 나이 든 사람이 국화차를 써야 할 경우에는 구기자를 함께 넣은 기국차를 쓴다. 구기자는 간(肝)과 신(腎)의 기능을 좋게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우암 송시열은 이 구기자와 국화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의 거처를 기국정(杞菊亭)이라고 이름 지었다. 나이 83세에 사약을 받고 숨을 거두는데 1잔으로 죽지 않아 3잔을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왕들이 마셨던 차 중 가장 탐나는 차

조선의 왕들이 마신 차 중에서 필자가 가장 탐나는 차는 산사(山査)나무 열매 말린 것을 끓여 만든 산사차다. 그 당시에는 산사차가 오래된 체증과 고기를 소화시키며 상처로 헌 곳을 빨리 아물게 하는 용도로만 쓰였다. 하지만 요즘은 산사차의 용도가 다양해졌다. 산사차의 용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산사나무 열매. 산사차는 산사나무 열매 말린 것을 끓여 만든다.

산사차의 효과① 소화기 계통에 탁월한 효과
산사는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가 들어 있어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나 고기를 먹고 체했거나 소화가 안 될 때, 혹은 속이 더부룩할 때 좋다. 탄산음료나 커피 대신 산사차를 마시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 중국에서는 고기를 먹고 나면 후식으로 산사를 먹어 소화를 원활하게 하는 풍습이 있기도 하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산사는 싼 편에 속하는 한약재다. 다른 고기집과 차별화를 생각하는 사장이라면 후식으로 손님들에게 산사차를 대접하면 어떨까.

산사차의 효과② 피를 맑게 한다
산사는 피에 작용하는 약으로 많이 쓰인다. 산사의 구성 성분인 사포닌, 플라보노이드는 혈압을 낮추고 부정맥을 완화해준다. 기를 잘 통하게 해 피가 뭉친 어혈을 치료하며, 혈압을 낮추고 피를 깨끗하게 해주기 때문에 고지혈증 환자나 동맥경화증에 많이 사용된다. 또한 피를 맑게 하기 때문에 기억력을 좋게 할 뿐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산사차의 효과③ 다이어트 효과
고기를 뜻하는 우리말 표현 중에 ‘남의 살’이라고 있다. 남의 살을 잘 소화시켜 주는 산사는 ‘나의 살’도 잘 소화(분해)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유명한 비만 치료제 중에 산사가 들어 있다.

Tip. 산사를 제대로 먹는 방법
1. 중국 산사가 좋으나 구하기 어려우면 국산 산사로 대신한다.
2. 속의 알맹이를 버리고 육(肉)만을 약한 불에 노릇노릇 볶는다.
3. 소화불량일 때 효과를 빨리 보고 싶다면 하루 20~30g이 적당하다.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같은 양을 쓰는 것이 좋다. 그러나 너무 욕심을 부려 과다 복용하면 속이 쓰리다.

Q. 궁금해요! 차를 많이 마셔도 괜찮을까요?

요즘은 습관적으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조선의 왕 중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영조(英祖, 1694~1776)다. [승정원일기]의 기록을 보면 의원 진원이 영조의 증세에 대해 묻자, 왕이 답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옥색을 살펴보니 붉은 기운이 있는데 이것은 화(火)가 분명합니다. 차를 자주 올리는데 혹 갈증이 있어서 그러한 것입니까? 차는 의관에게 물어 의논하여 병에 마땅하고 맛이 좋은 것을 선택하여 올리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간한다.

이에 영조는 “차는 매번 봄에 또는 갈증이 날 때 마실 뿐 많이 마시지 않는다”라고 변명을 했다. 다시 진원이 “차를 자주 올리면 어찌 조담(助痰)의 근심이 없겠습니까?”라고 묻자 영조가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조담’이란 담을 생성하게 한다는 뜻인데, 차를 많이 마셔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한의학에서 ‘담’은 체내의 수분 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생기는 이상 물질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 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의 경우 가벼운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통해 차를 마신 만큼 수분을 땀으로 배출해주지 않으면 담으로 고생하게 된다.

 

출처 * 네이버 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