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리 소설

피우리 2015. 5. 29. 11:43
[BL]정키

김해경 지음 / 피우리 펴냄 / 3,000원 / 2015-05-25
http://piuri.com/sub/renewal/item.php?it_id=101627
<작품 소개>

K대학병원 신경정신과 조교수 김수한.
젊은 나이에 전임자리를 꿰차고 잘생긴 외모에 매스컴의 주목까지 받는 그지만
어린시절의 어두운 기억으로 약물과 섹스로 점철된 삶을 살아간다.

2년전 우연히 4년 연하의 흉부외과 레지 오상현을 만나기 전까지.
남몰래 동경하고는 했지만 수한에게 상현은 그저 마음 속의 아이돌일뿐이었다.
그날.
수술실에서의 섹스만 아니였다면.
서로 그냥 지나쳐 갈 수 있는 사이였을 텐데.

“내 나비를 봤군요?”
무미건조한 톤으로 묻는 수한의 목소리에 상현이 고개를 번쩍 들어 수한을 쳐다봤다. 수한의 눈동자가 까만 흑요석같은 빛을 내며 상현을 쳐다보고 있었다. 상현을 마주보고 있는 수한의 부드럽게 올라간 눈썹 선이 의아함으로 살짝 휘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입술, 상현이 처음봤을 때부터 윤곽을 한 손가락으로 쓸어보고 싶었던 그 매트한 핑크빛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상현은 순간적으로 수술실에서의 색정적인 감각이 살아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상현이 거친 목소리로 내뱉듯이 물었다.
“넌 ‘나랑 섹스했군요?’라는 질문을 그런식으로 하냐?”
상현의 말에 수한이 픽하고 웃었다.
“뭐, 그 말이 그 말인 건가요? 그나저나 제가 선배 아닙니까? 왜 반말이죠?”
“난 내 밑에 깔렸던 새끼한테는 존대 안 해.”
수한이 슬며시 웃는다. 그 웃음에는 뭐랄까 자조섞인 체념같은 것이 묻어나왔다. 그 미소를 보고있던 상현의 주먹에 힘이 꽉 들어갔다. 상현의 손등과 팔뚝으로 올라가는 핏줄에 피가 확 쏠리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번호 내놔.”
상현이 수한을 보면서 한 손을 내밀었다.
“번호 따는 방식이 특이하군요.”
“새끼야, 번호 내놔.”
진료 중에 감염이라도 될까봐 스마트폰도 안들고 다니는 상현이었다. 수한이 뭔가를 깊게 생각하는 눈빛으로 그가 내민 하얗고 긴 손을 쳐다보고 있다가, 가운 주머니에 들어 있던 사인펜을 하나 빼서 뚜껑을 입에 물더니 거침없는 손짓으로 상현의 손바닥에 자신의 번호를 써내려갔다. 펜촉이 손바닥을 쓸고 지나가는 느낌이 마치 애무를 받는 듯한 느낌이라 상현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움찔했다.
“필요하면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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