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귀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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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27.

거북소인지, 고인돌인지 그 출생의 비밀은 모르지만

그리고 귀연들 큰 바위들이 토박이인지 떠돌이인지도 알 수 없지만

범두들 꼭대기에서 큰 난리통에 피난 왔다고 믿던

꼬마 다람쥐들의 잔달음질 음각된 바위

젖은 가슴을 대면 어머니가 되고 때론 친구가 되던

놀이에 열중하던 아이들이 헝클어 놓은 장난감처럼

쓰임새가 제 다르고 비밀 통로가 있는 동화속의 城

사는 일이 각박해지면 그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봐. 친구들.

 

사내 아이들의 다이빙으로 퍼렇게 멍든 소

개구리 헤엄의 돛이 바둥거리며 도착하는 작은 바위

강이 야위면 모습을 드러내는 소년 콜럼부스의 중간 기착지에서

파란 입술로 의기양양하던 작은 영웅들

이 험한 세상을 날기 위한 삶의 날개 짓.

사는 게 어려울 때 그 힘든 항해를 생각해 봐.

 

귀연들 안방, 할아버지 같은 근엄한 정자나무

세월이 뚫고 지나간 허리춤엔 서낭당 새끼줄이 쳐지고

꼬마 다람쥐들도 등줄기에 오르지 않고 돌아가던 성역

그 나무 등걸에 참매미가 자지러지며 한 여름은 코를 골고

우리는 세상의 풍류와 도리를 그렇게 배웠던 거야.

 

가쁜 숨을 참아가며 자맥질로 훔쳐보던 소의 아스라한 밑바닥

아프거나 깊어진 귀연들 속내가 퇴적된 심연

어느 새 우리들 안에도 비밀스런 연못이 생기고.

가슴에 묻어둔 한과 응어리진 아픔을 조용히 내려놓게.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