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정월대보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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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2012. 2. 5.

 

정월대보름

 

 

그 대 집에 갔던 옛날


종종 함께 술 마셨고


새 현판 걸었단 말에


그 대 위해 노래하네


 


동산 위에 달이 뜨면


가장 먼저 빛이 들고


서 산 너머 달 져도


그림자 아니 가셔


거울 같이 맑은 못


은하수 잠기었고


거문고 맑은 가락


항아 마음 설레이리


 


갇혔어도 보인다네


만월당에 뜨는 저 달


돌아가리 밤 새우다


귀 밑 머리 세어지네.

 

 


(항아 : 신화 속의 달 속에 사는 선녀)

 

 

 

 

이 글은 400여년 전 동계 정온 선생이 제주도에 귀양가서


농산의 만월당을 생각하며 읊은 글의 한 부분입니다.


위천 강동 마을에 살던 분이라 농산에도 더러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큰 학자요 정치인인 선생께서


달빛을 보고 시를 읊는 감성에 찬탄을 금하지 못합니다.


 


 


선인들은 연못이나 술잔에 뜨는 달빛을 많이 노래합니다.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달 속에 사는 선녀의 전설을 생각하며


술 한 잔을 기울이는 그윽한 풍류의 아치가 엿보입니다.


 


 


보름달 중에도 정월 보름달이 제일 밝고 의미 있는 달이지요.


우리는 어려서 달집을 태우며 복을 빌고 달빛을 즐기는


아름다운 풍습이 있었지요. 지금도 일부 존속되지만.........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산에 가서 솔가지를 쳐서


수레에 가득 싣고 와서 달님이 깃들일 집의


뼈대를 먼저 세우고 청솔가지를 척척 걸치고


짚으로 꼬아서 만든 달집의 문을 달아놓고


드디어 달이 뜨면 어른 한분이 상당한 사례금을 지불하고


불을 지르던 잊을 수 없는 축제였지요.


내일은 정월대보름입니다.


 


 


밝고 아름다운 보름달이


휘영청


 


우리 안에 뜨면 좋겠습니다.


푸른 솔가지를 걸치고


달빛이 깃들일 문을 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