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여행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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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2019. 11. 10.

 

여행이라 여길까 말까?

거주지를 떠나 예전에 살던 곳으로 와서 5시간의 여유를 두고 커피숍에 앉아있는 중이다

창 밖은 영일만 바다, 시선의 끝에 일직선으로 난 가물가물한 지평선은 호미곶, 대보다

 

여행이라고 여기는 것이나 그냥 잠깐의 휴식이라고 여기는 것이나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 구별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가를 제일 먼저 생각해 본다

자유롭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구속없이 행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다

 

사회적 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내 욕망과 의지에 따라 방향을 정하고

시간을 사용할 때 나는 진정한 여행이라고 여긴다

그런 이유로 스케줄이 확정되어 가이드나 동행과 함께 해야 하는

단체 야행을 나는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에이구! 시끄러워라

영일만이 내다 보이는 커피숍을 선택한 탓에 왁자지끌하다

음악을 듣기 위한 이어폰 착용이 소음으로 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꼴이다

조용히 사색하는 내게 소음이 집중되는 것 같다

도시에 나오면 당연한 소음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것이 오랜 전원생활로 인한 것이다

손님이 많은 걸 보면 바닷가 풍경을 누구나 선호한다는 것인데

여럿이 함께 오면 사람 사이의 세상 이야기가 우선이고

풍경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핸드폰의 듀얼기능으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중인데

옆 자리의 유난스런 고성의 대화가 그슬려 퇴장을 해야겠다

전망대에서 영일만을 바라보다가 송림 숲 길을 산책하고 싶다


 

여행은 노마드 체험이다

본거지를 떠나 낯설고 새로운 곳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두려움과 설레임이라는 감정상태를 동반한다

미지의 세계, 미확정된 세계에서 방향을 찾는 이방인의 절실한 감정이다

 

그리고 여행은 일상의 건너 편에서 이상을 꿈꾸는 연습이다

천상병 시인은 삶을 소풍에 비유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