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들풀 같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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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2020. 6. 22.


친구 부부가 방문한다
초등 동기인 친구가 수석 한 점을 선물한다
단단하고 모양 좋은 오석인데 답례인 셈이다
며칠 전에 현관에 걸린 서각 작품 하나를 한참이나 보았다며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하길래 그 자리에서 선물로 준 일이 있었다
류시화 시인의 들풀이라는 시를 음각한 것인데
글의 내용이 친구의 가슴에 요동을 일으켰나 보다

친구는 의족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온갖 험난한 인생 여정을 겪다가 마침내 사업에 성공하여 재력이 탄탄하다

들풀
류시화

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몸으로 눕고
맨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