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바둑과 무협지 - 바둑대회 우승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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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2021. 2. 6.

 

한 시절 탐독했었던 무협지 소설을 빼닮은 바둑 시합이 벌어진다
무림계를 주름 잡으려는 각 문파의 고수들이 중원의 모처에 결집해서 최고수를 가리는 무술대회처럼…..

바둑판을 무림의 결투와 연상하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이런 식의 사유는 단조로운 세상을 상상으로 이끌어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바둑계의 고수들이 천하 제일의 타이틀을 쟁취하는 시합을 한다

세상의 이목을 집중 시키자면 어마어마한 상이 따라야 하는 법이다
부와 명예가 걸린 대회에 출전한 기사들은 놀랍게도 미소년들이다
각 문파가 심혈을 기울여 조련한 천재들은 뛰어난 두뇌와 공부로

오로지 이 분야에만 올인하는 무서운 집념의 소유자들이다

 

그들의 최고의 스승은 인공지능이다 능히 바둑의 신(바신)이다
바신은 모든 상상이 불가할 정도의 바를 속도로 고금의 위대한 기보를 완벽히 학습하여

정보를 저장하고 독자적으로 판단하는 신이다
놀랍게도 바신은 최근에 출현해서 가공할 능력을 보여 인간의 두뇌를 초월하며 계속 진화 중에 있다
미소년들은 바신을 섬기며 비기를 전수받아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긴다

중원의 대결투장은 종횡의 19로 361가의 공개 전장이다
이 판의 목적은 승리에 있으므로 양자간의 분쟁은 피할 수 없다
서로의 욕망이 대립하고 분쟁이 발생하여 생과 사의 전쟁이 발생한다
창과 검을 대신하여 돌 한 개씩을 번갈아 착점하며 일합을 겨룬다
돌 한 개가 병사 하나요 무기를 상징한다
흑과 백은 피아의 적군과 아군으로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다툼이 벌어진다
일시적인 절충과 협상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전술의 방편일 뿐 궁극적인 목적은 승리 뿐이다를 위한
교전의 시초는 진지 구축이다
적재적소에 군사를 배치하며 차후의 전투를 위해 힘을 비축하며 본격적인 교전에 대비한다
전장에 군사들이 많아지면 사소한 손익에도 충돌하며 국지적인 교전이 발생하며

협상이 이루어지거나 피를 흘리며 싸우게 된다
이 전쟁은 막판은 전쟁의 뒷수습으로 최종의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끝내기를 한다

미소년 둘이 마주 앉아 한 판 대결을 벌인다
그들의 대결은 첨단의 기기인 컴퓨터 화상으로 이루어진다
이역만리에 떨여져서 동일 시간과 장소에 연결된다 가상 공간이 실재가 된다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바둑 애호가인 나도 이 대결의 관전자가 된다
우리 기사가 제갈공명의 지혜로 진지를 구축하고 창검을 휘두르자 저 편 기사가 장고하며 대항해 온다
기합소리며 창검이 부딪히는 소리며 피가 튀긴다
우리의 장수와 적장이 머리칼을 쥐어 뜯으며 최적의 전술을 구사한다 그들의 머리 속에는 바신의 분신들이 등장해서 컴퓨터 화면이 수없이 등장하며 전쟁의 시뮬레이션이 가상과 실재로 이루어진다

침묵 속의 아우성, 평화 속의 전쟁을 여러 날 지켜보며 마을 졸이다가 드디어 승전의 환호성을 지른다

(본 글은 LG배 세계 기왕전을 보며 신민준 선수가 커제 선수를 꺾고 우승한 기념으로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