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조팝꽃이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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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2021. 4. 3.

조팝나무는 나무라고 하기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우람한 몸통의 주된 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에 가늘지만 많은 잔 줄기들이 부채살처럼 펼쳐지며 치렁치렁 늘어진다

조팝나무는 마을에 초대받지 못한다
크고 화려한 꽃이나 단아한 기품을 가진 것도 아니라 사람의 품을 탐해 본 적도 없다
다만 밭가의 돌틈이라도 사양치 않고 다만 햇볕만 잘 들면 좋다며 가녀린 허리춤에 숱한 꽃을 매달고 앙증스런 미소를 짓는다

좁쌀만한 작은 흰꽃을 숱한 잔 가지에 무수히 달고 있다
굶주려 허기진 배를 달래야 했던 시절이라 오죽했으면 하얀 꽃이 좁쌀로 보였을까

조팝나무가 덤불을 이루며 하얀 꽃을 무수히 매달고 있다
대낮인데도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