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으아리 는 피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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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2021. 4. 30.


으아리가 활짝 피어있다
내가 무심했구나
개화의 긴장과 숨막히는 결단의 시간들을 함께 지켜보며 공감하지 못했구나
자책감에 얼굴을 붉히지만 이 순결한 꽃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곱게 피었다

예년에는 꽃봉우리적부터 개화에 대한 기다림으로 한껏 고조되어 있다가 첫 송이가 피어날 때 감격하기도 했었는데 올해는 그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삶이란 것이 이렇게 한결같지 못하다

으아리꽃은 미끈한 몸매에 호화스런 장신구를 달고 겹겹의 드레스를 입은 화려한 도시의 여성이 아니다
그저 수수하고 편안한 차림으로 대하는 이에게 다감한 느낌을 주는 촌부 같다
그리고 그 가늘고 긴 몸으로 다른 것에 기대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투사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