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등나무 그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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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2021. 5. 14.

등나무 그늘 아래에서 누워서 한가롭다
컨테이너 옆에 심어 양철 지붕을 오르도록 했는데 10년이 지나도 지붕에 오르지 않는다
오히러 나에게 호통을 친다

목석 같은 양반
우리가 아무리 줏대 없이 이리저리 엉키며 산다고 해도 우리 생태를 그리도 모를 수 있나요?
우리의 확장세를 제국주의에 빗대는 것은 그럴 수 있다지만 뜨거운 양철지붕에 연약한 순이 오르기를 기대한 무감각에 화가 치밀어 오르오
우리의 등걸이 시커멓게 목질화 되어도 변방에서 새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전위대들의 조직은 말랑말랑한 연한 피부란 말이오

우리의 거대한 영역 확장이 폭압적 점령이 아니라 신중하고도 사려깊은 설계에 의한 것이란 말이오

등나무 등걸이 만들어내는 그늘은 좋은 쉼터가 된다 이 그늘에서 따가운 햇볕을 피하며 서로 밀착하며 결속하는 등나무의 속성에서 교훈을 얻는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냐는 하여가 귀절이 사유의 벽에서 울려나온다
“이런들 엇더며 져런들 엇더료/만수산(萬壽山) 드렁츩이 얼거진들 엇더리/우리도 이치 얼거져 백년(百年)지 누리리라.”

생존에 까탈스러운 속성을 지닐수록 유전자를 후대에 전승하는 확률은 떨이진다
오로지 한 임금을 섬기는 충성스런 신하는 오래도록 수명을 보전하지 못한다
불사이군이라는 충성심이 초래한 단명보다는 원만한 관계 유지가 선악정사보다 우월적 가치로 보는 이방원의 신념이 드러난다

등나무를 보면 지도자의 덕목으로서 포용적인 대인관계와 넓은 관계망 그리고 강한 결속력임을 가르쳐주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