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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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2021. 7. 27.

발사지점에 서 있는 궁수,
과녁의 중앙에 시선을 고정한 채
화살을 메긴 활의 시위를 잡아 당긴다
활에 고정되어 한 일자로 수평을 이루던 줄(스트링)이 당겨지며 이등변삼각형의 꼭지점이 되고 자생적인 힘이 발생한다
많이 당겨질수록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서 안정을 회복하려는 반작용의 위력은 증가한다
과학적 지성은 운동 에너지 라는 개념으로 그 법칙을 규명하지만 일반 상식으로 파악하는 자연의 도는 조금도 어긋남이 없다

시위에 장착된 힘의 강도와 정확도를 가시적인 결과로 명확하게 증명하는 것은 화살과 과녁이다
사람들은 이런 놀이를 스포츠로 제도화하며 축제로 여긴다

이등변 삼각형의 꼭지점에 오늬가 끼어진 화살 끝을 물리고…….
자! 이제는 화살촉이 과녁에 명중해야 하는데………

눈과 화살과 과녁을 직선으로 연결하기 위해 외눈으로 집중하며 숨을 고르는 것은 의지의 영역이라 통제되고 훈련으로 향상 가능하지만
깜박이는 눈꺼풀, 제어되지 않는 맥박, 이리저리 흔들어대는 바람은 운명과 행운의 영역이다

흔들리면 안되느니……
활을 고정한 팔과 시위를 당기는 다른 팔의 흔들림을 최대한 제어하며
힘의 밸런스를 조율하는 궁사
흔드는 것은 내면에도 있음이라….
명중의 온갖 보상, 실패의 두려움, 경쟁의 두려움으로 일렁이는 마음의 파도를 누르고 비우며 때를 가다리는 궁사

조율을 마치고 절묘한 순간에 도달하는 무심지경을 알리는 소리

신호음에 맞춰 화살이 머리를 앞세우며 나선으로 몸을 흔들며 과녁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