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쑥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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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2021. 8. 16.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쑥대머리다
잠자리에서 이리저리 뒹굴다 머리칼이 태풍이 스쳐간 풀밭처럼 어지럽다
잠이 곱지 못했다는 정황이다

「쑥대머리」라는 노래를 듣다가 생각에 잠긴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에 찬자리여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쑥대머리
내가 만일 님못본채
옥중고혼이 되거드면
무덤앞에 섰난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요
무덤 근처 선나무는
상사목이 될 것이니
생전사후 이 원통을
알아줄 이가 뉘있으란 말이냐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에 찬자리여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쑥대머리

쑥대머리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쑥과 대나무가 점령한 밭에서 파생된 마구 헝클어진 머리칼 매무새다
춘향이 변사또의 수청을 거절하다 옥에 갇혀 수난을 당하며 님을 그리워 하는 상황을 노래한 것이다
춘향의 쑥대머리는 님을 향한 일편단심의 정조의 상징이다 사랑을 위해 온갖 고초를 겪는조선조의 러브 스토리인 셈이다
오로지 님만을 향하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사랑이며 죽음을 각오한 사랑이다 현실의 어떤 악조건에서도 굽히거나 타협하지 않는 굳은 절개가 놀랍다

판소리와 트롯이 경계를 허물며 교합한다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만나 우리를 즐겁게 하며 정서를 살찌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