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꿈을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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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2021. 8. 18.

꿈을 꾸다가 깨어나니 아쉽고 허전하다
좀더 꿈 속에 머무르면 좋았을 것인데……

옛 고향 마을 앞 다리 위에서 하천 위를 거슬러오르며 비행하는 꿈이다
옛 친구 하나가 지켜보는 중에 장뜰다리에서 밑으로 투신하며 한 마리의 새가 된다
어린 시절에 멱을 감고 놀거나 홍수로 불어난 노도의 물길을 바라보며 자연에의 외경을 체득하던 곳이다
귀향으로 이룬 소원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인지 나는 가끔 새가 되어 과거로 거슬러 간다
날개도 없이 양팔을 휘젓기만 해도 날 수 있는 꿈 속에서 내 욕망은 무한으로 실현된다
제약이 많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본능적 욕망들, 무의식에 가라앉은 욕망들이 환호하며 우루루 꿈 속의 출구로 몰려들었던 것일까

꿈에는 불가능이 없다
중력의 법칙도 초월하며, 사람이 새로 변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꿈은 삶과 죽음을 건너뛰며 초자아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내 안에 억압된 사소하고도 가엾은 본능들을 불러내어 위로하고 달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