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바둑을 관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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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2021. 9. 17.

두 고수가 바둑을 두며 세계 제일을 다툰다
바둑 애호가로서 이런 명국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일찌기 바둑을 배워둔 노력에 대한 보상이며 정신능력을 고양시키는 품격있는 취미이기도 하다

머리칼을 빙빙 꼬아가며 두뇌에 자극을 주거나 반상에 집중하며 예상도를 수없이 두뇌에 그렸다 지우며 최선의 선택을 고뇌하거나 빠르고 정확하게 판세를 분석하여 계가를 하는 천재들이다
인공지능이 표방하는 목적이 바둑의 완벽함 즉 바둑의 신이라면 이 천재 기사들은 차츰 신의 지위에 접근하려 진화를 거듭한다

바둑을 스포츠의 범주에 넣는 것은 승패 구조와 강한 승부 의식 때문이다
삶과 죽음을 놀이화하고 있다
19로의 반상은 두 세력이 싸우는 전장이다
포석은 이 한정된 유한 세계에서 서로의 욕망을 충족하는 과정이며 욕망의 충돌은 피할 수가 없다
생존의 최소한은 착수금지의 곳이 둘 이상인 경우라는 절대적인 규칙이다
욕망의 상징이자 전사인 바둑돌이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바둑판은 돌이 부딪혀 서로 타협하거나 다투다가 죽기도 한다

이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반상에서 양자가 펼치는 변화무쌍한 타협과 치열한 다툼으로 결정되는 승패의 운명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