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야생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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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2021. 12. 29.

찬 바람이 매서운데 애절한 울음으로 다가오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야생인데도 사람을 피하지 않고 다가오는 것이 이상하지만 동정심이 발동하여 며칠 전에 사료 한 포를 사와서 한 줌씩 건네주고 있다
녀석은 돌담장 밖 덤불에서 마냥 나를 기다리다가 쪼르르 달려와서 먹이를 먹고 간다
오갈 때마다 제 몸을 슬쩍 비빈다

고양이는 새끼를 기를 때가 아니면 늘 혼자다
날렵한 몸매에 민첩한 동작으로 조용하고 깔끔하다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을 꼼짝도 않고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무엇을 끈질기게 기다리는지 생각에 잠겨있는 것인지 놀랍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는 독립적이다 사람에게 의존하며 먹이를 얻기 위해 치근덕거리지도 않는다
나는 그런 점에서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런 고양이도 야생에서 자기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투를 불사한다
앙칼진 울음과 표독스런 발톱과 유연한 척추를 무기로 생존권을 내세우는
야생의 강인한 투사가  된다

거세고 찬 바람을 피해 어딘가에서 머물 것이다
그러나 따뜻한 보살핌 속의 호사보다는 찬바람의 고독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 그 본성에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