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우수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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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2022. 2. 19.

사계의 이정표를 24개로 세운 선인들의 지혜를 음미해 본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의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비유법으로 설명하여 만 백성들의 실제 생활에 유용하게 적용되도록 하였으니 놀랍고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우주 자연의 기운과 천태만상의 변화를 어쩌면 저리도 쉽고 재미나게 가르치는지를 젊은 시절에는 둔감하여 깊이있게 깨우치지를 못하며 폄하하기도 했었다

절기를 가리키는 손가락 끝만을 바라본 나머지 단견이나 과학적 오만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입춘을 지나 우수에 이른다
산책길의 하천에는 하얀 얼음이 햇살을 받아 반사 시키며 물살이 약한 곳은 온통 얼음판이고 물살이 센 곳은 얼믐 낀 바위 사이로 부지런히 물이 흐른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고로쇠 나무에 수액을 받으려  나무 등줄기에 물받이를 꽂아놓고 있다

바야흐로 풀리는 시절이다
이 절기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한 단어에 무릎을 친다
음의 계절인 겨울은 얼어 붙고 웅크리고 멈춘다
나무도 얼음도 곰도 연로한 이웃 노인도 그렇다
활동은 멈추거나 위축되며 정태적으로 변하며 천기에 순응한다

우수는 얼었던 물이 풀려서 흐른다는 동태로의 변화의 시작이다 냇가의 얼음이 녹고 나무에 수관이 관통되고 땅이 녹아 부드러워지고 할머니의 방문이 살며시 열리고 봄의 전령인 버들강아지는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본다

외딴 마을의 봄처녀가 거울 앞에 앉아 단장을 시작한다 볼이 홍조를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