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차 한 잔 마실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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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2022. 2. 21.


오늘 차 한 잔 마실 시간 있는가
라고 묻는다치면 얼마만큼의 시간일까?
우문현답을 구해본다
이런 시시콜콜한 한담을 즐기는 나는 어지간히도 할 일 없는 사람이다

수십 년 전에만 해도 약속을 할 때 사흘 후에 한 번 보세라던가 아침이나 저녁 때 등으로 시간을 잡는 일이 예사였다
더 오래 전에는 달포 후에 보세라고 하는 일도 예사였을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의 시간 관념으로 볼 때는 이런 관례가 매우 우습기도 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메타 사유의 관점으로 바라보자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굳이 정확한 시간의 분량으로 환산해야 하는 것일까?
그 시간은 사람에 따라서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굳이 계량화한다면 5분도 가능하고 30분도 2시간도 가능하다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수치화된 시간으로 한정하지 않는  여유로움과 유연함이 멋스럽지 않은가!
사람의 일이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포괄하는 시간이 아닌가!
시간에 매어 허둥지둥하지 않는 홀가분한 자유.
늦게 오는 사람을 묵묵히 기다려주는 배려와 포용의 미덕이 깔려있다
조직화된 현대 문명은 합리라는 명분과 능률을 앞세우다 보니 엄격한 시간의식이 스스로를 옥죄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