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으아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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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2022. 5. 20.

으아리 나긋나긋한 허리가 미풍에도 흔들린다
작디작은 꽃망울들을 품은 으아리는 바람을 시련이라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즐기는 것 같다
바람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더욱 고양 시킨다 바람과 공명하는 잎사귀들과 유연한 허리로 생동감이 살아난다

허공으로 길을 내는 촉수는 섬세하지만 용감한 전위대다
누가 저들을 유약하다고 할 것인가?
전신을 떠받치는 꼿꼿한 척추만이 강인하다는 발상만이 늘 옳지는 않다
흔들리는 버스의 손잡이에 의탁하는 승객처럼 주위의 환경을 활용하는 저 민첩함과 융통성은 강인한 생명에의 의지다

지금 촉수가 바람에 흔들리며 옆의 잔가지에 닿을락말락 한다
내가 손잡아주지 않아도 내일 쯤이면 너끈히 깍지를 낀 것처럼 단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