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돌담을 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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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2011. 4. 21.

 

 

 

 

 

 

 

 

가래올 골짜기, 이리저리 뒹굴고, 쳐박히던 막돌들

잔칫판이 벌어졌다.

 

몇 번이고 제 맨 뺨을 상대의 맨 뺨에 마주대고, 돌려대고

상대의 맨 가슴에 제 맨 가슴을 마주대고 또 돌려대며,

제 사주팔자대로 음양오행에 맞춰 짝을 찾더니

이윽고 깍지를 끼고, 팔짱을 끼고, 온 몸으로 포옹하고 있다.

이제야 한 몸이 되었구나.

한 마을이 되었구나.

 

 

그래도 체면이 있어 매끈하고 반듯한 낯짝 겉모습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면

속앓이로 푸석푸석하게 헤진 썩배기와

큰 돌 틈지기로 걸어들어간 쐐기의 고단한 비명이 들린다.

 

한겨울 차가운 골바람이 휘몰아칠 때는

입술 없는 잇발을 악다물어 조이는

일사분란한 병영의 함성이 매섭게 휘몰아친다.

 

따뜻한 봄날 그 틈새로 햇발이 머물거나

댓바람이 스걱대는 밤이면

내 어린 시절 사랑하는 이들의 소곤거림이 들린다.

 

 

집 주변의 막돌을 모아서 직접 돌담을 쌓았다.

돌담은 의지와 노력으로 쌓는다는 말 한마디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