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05 2021년 05월

05

전원생활의 즐거움 해당화는 피어나고

붉은 해당화가 피어나 거친 봄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린다 자기 방어를 위한 것인지 수많은 잔가시로 무장한 채 외딴 황무지나 돌벼랑에서 살아가는 꽃나무다 내가 말을 걸어본다 붉은 상의가 접혀지고 찢긴 걸 보니 녹록치 않은 현실에 많은 상처를 받았나보구나 사랑하는 이에게서 멸시 받거나 잊혀지는 상처는 더욱 아픈 법이지 오늘따라 바람마저 곱지 못하니 저러다 애써서 피운 꽃잎이 떨어질라 안타깝구나 주택 진입로 한 켠 행랑채에 들여놓고 뜨겁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십년 이상을 담담한 이웃처럼 정을 주며 소통하였구나 그러나 자꾸만 불어나는 덤불의 부담스러워 전정을 당하니 미안스럽기 그지 없구나 이렇게 왜소한 체구에도 이 좋은 봄날 가장 호시절에 방긋 웃음처럼 꽃을 피우는구나 아아! 바람아 조금이라도 멈추어 주러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