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24 2021년 05월

24

사랑방 담화 교학상장

토란씨를 묻어두고 싹을 기다린다 올해는 좀 늦다 싶어서 안달이 난다 흙이 굳어서 그러려나 싶어 살짝 파보니 토란 정수리가 송곳처럼 뾰죽하다 밭을 어슬렁거리며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노동과 유희 사이를 오가며 한가롭다 밭은 농산물을 생산하기도 하지만 여러 씨앗들이 발아하며 자라고 꽃을 피우는 생명의 땅이며 사람과 농작물이 상호작용을 하며 교감하는 만남의 터전이기도 하다 그리고 밭은 내가 나를 가르치고 배우는 학습의 현장이기도 하다 순간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말이 떠오른다 나는 때때로 나를 가르친다 가르치는 직업으로 반평생을 살았지만 돌아보니 허사라 부끄럽기 짝이 없다 가르치던 고약한 버릇이 남아 있지만 받아줄 사람이 없으니 자신을 가르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학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