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29 2021년 07월

29

전원생활의 즐거움 잔디를 깎으며

장마가 끝나 잔디를 깎는다 장마철이라 풀들이야 호시절에 활개를 펼치니 더부룩하게 웃자란 풀이 어딘가 허술하고 정돈되지 못한 느낌을 주었다 잔디를 깎는 일을 전원생활의 필수적인 노고요 보람이다 예초기의 맹렬한 소음에 손바닥만한 양날이 고속 회전한다 휘발유가 연소하며 폭발하는 힘을 회전 운동으로 전환하는 과학의 기술이 일상생활에 활용되다니……. 돌멩이들이 맹렬한 기세에 혼비백산하며 사방으로 튄다 얼마나 빠른 회전이기에 풀 잎사귀를 자를 수 있을까? 직접 낫질을 하며 꼴망태를 채우던 원시의 체험으로는 상상을 넘어선다 자연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초록 카펫은 수고하는 자에게 베푸는 선물이다 이 파란 대지의 솜털은 스스로의 생기일 뿐 아니라 다듬을수록 단정한 삭발의 미인 것이다 면도칼로 밀어낸 파르란 두상처럼 비질을..

28 2021년 07월

28

사랑방 담화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19 - 문명에 대한 원시의 반문명이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모색이다 열린 세계를 지향하는 소통과 교류에 대한 닫힌 세계의 반격이다 먼저 입을 가리고, 악수는 손바닥 대신 주먹으로 , 그보다는 몇 발짝 거리를, 그보다는 벽을 세우고 문을 닫고, 그보다는 차라리 혼자 있기로 하자 만남의 기쁨보다는 절제된 그리움으로 더불어 사는 교류와 소통보다는 홀로 강해지는 법을 배우자 고독은 피해야 할 실존이 아니며 외롭고 따분한 약자의 소극적인 삶이 아니다 오히려 현자나 성인으로 진입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세례자 요한도 예수도 석가모니도 황야에서 홀로 헐벗고 굶주리며 스스로 시련에 처하며 유혹을 극복 하였다 고독한 사람은 원만한 대인관계보다 스스로를 직접 대면하는 사유와 성찰을 중시한다 그들은 즐거운 삶의 소비..

27 2021년 07월

27

사랑방 담화 궁수

발사지점에 서 있는 궁수, 과녁의 중앙에 시선을 고정한 채 화살을 메긴 활의 시위를 잡아 당긴다 활에 고정되어 한 일자로 수평을 이루던 줄(스트링)이 당겨지며 이등변삼각형의 꼭지점이 되고 자생적인 힘이 발생한다 많이 당겨질수록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서 안정을 회복하려는 반작용의 위력은 증가한다 과학적 지성은 운동 에너지 라는 개념으로 그 법칙을 규명하지만 일반 상식으로 파악하는 자연의 도는 조금도 어긋남이 없다 시위에 장착된 힘의 강도와 정확도를 가시적인 결과로 명확하게 증명하는 것은 화살과 과녁이다 사람들은 이런 놀이를 스포츠로 제도화하며 축제로 여긴다 이등변 삼각형의 꼭지점에 오늬가 끼어진 화살 끝을 물리고……. 자! 이제는 화살촉이 과녁에 명중해야 하는데……… 눈과 화살과 과녁을 직선으로 연결하기 위..

27 2021년 07월

27

사랑방 담화 한 언론사의 사과

우리의 한 언론사가 올림픽 관련 보도에서 일부 국가에 대한 편향 보도로 세계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어 유감스럽다 실시간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대량의 메시지를 전하는 매스컴은 거대한 권력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언론사가 선택한 한 마디의 말과 한 컷의 사진만으로도 대중들의 희로애락의 감정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자극하여 판단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은 대중 조작으로 퍼져 나갈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언론의 막중한 책임과 역할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자유 경쟁으로 더 많은 시청자 확보로 경제적 이득을 취해야 하는 현실은 언론사들의 여러 폐해를 조장하기도 한다 이번 사건은 언론의 단순한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가장 큰 요인으로 시청율을 높이기 ..

21 2021년 07월

21

전원생활의 즐거움 토란밭에서

토란 밭에 물을 주는 것이 여름날의 내 일과 중의 하나다 한 여름날에는 토란의 생육이 어찌나 왕성한지 새끼 손가락만 하던 줄기가 손목만큼 굵어지고 새 줄기들이 머리를 내민다 물을 흠뻑 머금은 토란은 둥글넓적한 푸른 잎을 펼치며 반응을 해온다 이마에 땀방울을 훔쳐가며 물조리개로 물을 뿌리는 내 얼굴에는 시혜의 자비가 배어나온다 어느 토란 잎사귀 아래에는 개구리 한 마리가 상주한다 물을 줄 때마다 황급히 피신하고는 다시 촉촉해진 오아시스 그늘에서 습기를 유지하는 꾀돌이다 토란밭은 텃밭의 사유로 짓고 그리는 시화요 건조한 일상에서 휴식하는 사막의 오아시스다 그리고 노동의 참된 가치를 체험하는 체험학습장이다 나와 토란이 서로 베풀고 나누면서 함께 성장한다

21 2021년 07월

21

청곡의 글방 매미

매미가 운다 울음 소리가 이름이 되고 음성의 의미를 울음만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언어는 조작일 뿐이지만.... 한 소리가 맹렬하게 마른 하늘을 출렁거리며 파문이 일고 그 파장 안에 내가 있다 어둡고 막힌 지하에서 7년을 견디던 번데기의 소망 하나가 소리로 탈바꿈한다 승리의 환호성일거야 변태의 쾌거를 이룬 일생의 장엄한 드라마인 것이지 숱한 인고의 기다림으로 이룬 보상이 고작 한 시절이라니 매미의 숙명을 안스러워하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 그래 소리 질러야 해 더 큰 소리로 멀리 멀리 전해 봐 네 배 아래에 장착한 현악기 줄을 튕겨봐 고운 소리만으로는 부족해 치열한 생존 의지를 담아 몸의 절반이 넘는 소리통으으로 확성해 봐 이렇게 우람하고 정열에 불타는 나와 짝이 되어줄 거기 누구 없소 이 ..

20 2021년 07월

20

청곡의 글방 살다보면 살아진다

대중 가요 한 곡이 마음에 오래 머무르며 파문을 남긴다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라며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고 한다 그 한 마디의 말이 사유의 프리즘을 통과하며 빚어내는 다양한 파장을 생각해 본다 한 평생의 경험과 지혜가 제시하는 이 가르침에는 삶의 바다를 풍덩 몸을 던지는 실존 의지를 우선한다 삶이란 바다는 넓고 깊어서 수많은 현자들조차 명쾌한 해석을 할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알 수 없는 어딘가로부터 삶이라는 시공간에 던져지고 죽음으로 종결되는 삶의 유한성과 우연성은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삶에는 정답이 없는 것이다 설령 있다고한들 자유로운 본성을 지닌 존재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자유롭게 태어난 존재이기에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다 자연 환경과 인간관계라는 세계와 공존하며 개별자..

12 2021년 07월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