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23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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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불쏘시개를 구하다

불쏘시개를 구하러 뒷산에 간다 소소하고 소박한 일에서 작은 즐거움과 의미를 찾는 것은 자연인의 무욕의 소산이다 죽어서 떨어진 나뭇잎과 가지들을 긁어 모으는 손길이 부지런해지고 뇌리에 스쳐가는 의미들로 무료한 일상이 생기를 찾는다 바싹 마른 가지가 부러지는 소리도 이 산골에서는 음악이 된다 난로에서 마지막 형상을 불 태우며 재가 되어 소멸해 가며 대자연은 순환한다 자연의 부산물이 쓰레기가 아니라 썩고 거름이 된다 움이 돋고 잎이 나오고 뿌리를 내리고 낙엽이 지는 일들이 유기적 생명의 순환 과정이다 참나무 잎들과 솔잎들이 뒤엉켜 양탄자처럼 푹신하다 잎을 죄다 떨군 참나무들이 빈 가지에도 의연하게 찬바람을 맞으며 새 봄을 기다린다

23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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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잡담과 호기심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고 즐거운 시간은 잠깐이다 곧 이어지는 잡담의 시간은 지루하고 식상하여 견디기 힘이 들 때가 잦다 그렇다고 하여 내색을 할 수도 없으니 딱할 노릇이다 잡담은 어떤 사물이나 사태의 본질이나 핵심에서 벗어난 지엽말단이고 주변의 변죽을 울리는 말이다 잡담은 얕고 지속성 없이 부유하는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이야기다 항간에 오가는 자질부레한 이야기들이다 타인이나 사태에 대한 애정어린 깊은 이해와 책임이 아니라 속된 이야기들이다 잡담을 생산하는 동력은 호기심이다 세상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바람판이다 현대판 바람은 골짜기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전파를 타고 천리마처럼 달린다 발 없는 바람이 온갖 소문들을 몰고 다닌다 그런 바람결에 편승해야 변방으로 밀려나지 않고 주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학..

댓글 사랑방 담화 2021.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