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27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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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수석

한 때는 탐석하는 수석가들을 편향적인 시각으로 보기도 했었다 돌에다 값을 매가고 더 많이 소유하려고 하천을 누비는 이들을 경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었다 자연상태에서 일체의 인공을 가하지 않는 것은 창작이 아닌 수집일 뿐이라고 폄하했었다 그러던 내가 생각이 바뀌었다 탐석을 하며 하천을 몇 번 다녀보니까 묘한 기대감과 집중감으로 유쾌한 활동이었다 어쩌다가 마음에 드는 돌을 만나면 짜릿한 흥분과 만족감이 있었다 명석을 구하겠다는 욕심없이 산책을 겸한 탐석에 독특한 재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경험해 보지 않고 내린 성급한 판단을 경솔함으로 자책했다 청석 하나를 수반 위에 올려본다 오래 전에 어디선가 주은 돌이다 매끈하고 안정감 있는 구도다 물개 형상이기도 하고 섬 형상으로도 보이기도 한다 오가며 물개에게 칙칙 스..

27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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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느티나무 뿌리를 손질하며

3년을 묵힌 느티나무 뿌리를 손질한다 박힌 돌을 캐내고 품은 흙을 떼내고 잔뿌리를 잘라낸다 시작할 때는 엄두가 나지 않지만 차츰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다듬어져간다 특별한 연장이나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긴 드리이버와 손톱, 곡괭이와 망치 뿐이다 이런 작업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 끈기와 작업과정을 즐기는 유희가 중요한 것이다 하루 종일 후비고 자르고 파내는 단조롭고 지루한 일이 놀이가 되면 재미가 생겨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박힌 돌멩이 하나가 빠질 때에도 희열감이 따른다 연장과 완력과 기술이 빚어내는 작업의 작은 성과와 성취감을 맛본다 시간은 많고 어떻게 만들어도 된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주체적 놀이라 더욱 즐겁다 나무 뿌리 공예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작업능률을 높이는 공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