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11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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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020년 10월

25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마학동,학고갯길을 걸으며

오늘은 어디로 걸어볼까? 많은 시간적 여유, 여러 갈래의 길과 한적한 도로에 충만한 의지 게다가 산수가 수려한 내 고향 땅에서 어디든 언제든 좋다 산수마을 입구에 주차하고 마학동 산길을 겯다가 학고개를 넘어 병곡횟집 앞 다리에서 되돌아 온다 마학동은 산중에서도 가장 깊은 산중인데 도로가 있고 널직하게 자리잡은 주택들이 군데군데 있다 골짜기인데도 시야가 툭 트이고 평평한 밭과 주택지가 많은 곳이다 밭에는 노부부가 가을걷이를 하는 모습이 정겹다 갈천선생 3형제의 생부인 잉득번을 기려 마학동(학문을 연마하는 마을)이라 불린다는 이곳에서 역사의 아련한 흔적을 느껴본다 청정한 계곡물이 흐르고 솔바람과 산 새 소리만이 적막을 깨는 산길을 쭈욱 따라가다 보니 반달곰 출현지역이라며 통행을 금지한다 학고개를 지나다 보면..

03 2020년 10월

03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오늘의 트래킹

오늘의 트래킹 코스는 용수막(농산리) 고향 마을 앞 장뜰 냇가에서 수승대를 거쳐 강동마을 말목골로 돌아오는 2시간 거리다 이 길을 혼자서 걸으며 아름다운 위천의 풍광을 즐기며 사유와 동반하며 충만한 삶을 즐긴다 용문들의 실하게 익은 벼는 고개를 숙이며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행기숲을 지나면 나타나는 용포! 전설의 냇가로 승격하게 된 까닭은 거대한 화강암들이 물살에 연마된 부드럽고 기묘한 풍치 때문이리라 나는 아이처럼 날렵하게 바위를 건너 뛰며 아득한 기억 속의 즐거움을 재현한다 용포에서 채 1km도 안되는 곳의 용암정으로 시냇물처럼 나도 흘러간다 우리는 여기를 강정모리라 불렀다 강가의 정자가 모퉁이를 돌아가는 곳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용암정 난간에서 냇가를 바라보면 세상의 시름을 잊고 자연에 귀의..

27 2020년 09월

27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금원산 휴양림

금원산 자연휴양림의 맑은 물과 청아한 계류성은 암반 위를 흐르기 때문이다 물은 스미는 본성을 지닌다 흙 위를 흐르는 물은 흙 속으로 스미며 흙탕물이 되어 제 본성이 약해지지만 암반 위로 흐르는 물은 기세가 약해지지 않고 청아한 본성을 유지하여 기세를 살려 나가기 때문이다 바위와 물은 상생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수와 금이 조화하고 화합하는 상생의 이치를 시연한다 여기는 온통 바위(금)의 나라다 금원산 입구의 현성산은 거대한 비탈 바위가 절벽을 이루고 있다 바위는 단단하고 강하다 그래서 암석으로 이루어진 골산으로 기운이 강하여 쉽게 침식되지 않는다 임도를 걸으면 저 멀리 현성산의 암봉들이 꼿꼿이 고개를 들고 곁눈질 한 번 하지 않는 기세와 자존의 상징이다 금원산 계곡에는 두 개의 이름난 폭포가 있으니 자운..

27 2020년 09월

27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지제미골

금원산 자연 휴양림이 오늘의 운동 코스다 오늘의 코스의 절반은 낯선 길이라 호기심과 설렘이 있다 지제미는 예전에 살던 고향집에서 산 하나 너머에 있는 마을이라 호기심과 동경의 땅이었다 지금은 수목원 가장자리에 있어 도로가 생기고 초입이 개발되어 호사를 누리는듯 하지만 예전엔 오지 중의 오지였다 금원산 등반로로 오르다 보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따라 걸으니 걸음이 편하고 산수를 유람하기 좋다 경사가 급한 산의 허리를 빙빙 돌아가며 만든 임도는 아마도 산불 진화가 가장 유용한 목적이고 넓게는 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뜻일 것이다 지난 여름의 큰 비에 가파른 경사지가 사태로 붕괴된 곳이 더러 있어 흉하고 위험하다 수 백년 수 천년 터전에서 위엄과 기품으로 정좌하던 산이 잘리고 무너지며 고통 중에 있다 사람의..

02 2020년 08월

02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관수루 난간에 앉아

수승대 관수루 난간에 앉아 있다 연일 내린 비로 하천(위천)의 물이 불어 포말을 토하며 너풀거리듯 춤추며 흐르고 계류성은 음악처럼 들러온다 물 건너편의 요수정은 문 앞 고송 한 그루를 잃었지만 예전의 고상한 자태를 잃지 않고 있구나 관수루 사방 모퉁이 처마는 날렵한 제비의 꽁지처럼 시원스레 들려 볕들기 좋고 바람은 사통팔달이로구나 어전에 이곳에서 음풍농월하던 향인들은 이 관수루에서 어떤 풍류를 즐겼을까? 판상에 새긴 시문을 읽어보며 수백 년 세월의 격차를 줌인해 본다 싯귀 어디에도 속진의 때며 허황한 욕심 찾아볼 수 없고 자연에 동화되어 한결같이 대자연을 찬미하는구나 솔바람 소리를 듣는다는 청송당, 돌거묵이 물에 입수하는듯한 구암, 물을 좋아한 고인의 품격이 배인 요수정, 지방 선비들의 풍류를 펼쳐내던 ..

29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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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020년 06월

22

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빙기실 계곡에서

덕유산 동엽령에사 병곡 (빙기실 )방면으로 내려오는 계곡의 풍경이다 한 여름이지만 시원하고 한낮인데도 어둡고 산골인데도 사람의 소리조차 묻힐만큼 물소리가 거세다 사진 촬영의 문외한인 나로서는 협곡인데다 한낮에도 그늘져 사진으로 전경을 담아낼 재간이 없다 다만 탄성을 쏟아내며 신비로운 풍경을 마음에 담으며 추억하려 한다 폭이 좁고 경사가 심한 계곡을 급히 내려가는 계류의 호흡은 숨이 차고 낙하하는 아우성으로 소란스럽다 바위 절벽은 높고 거칠어 사람의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모처럼 친구들과 이 신비한 계곡의 풍광을 즐긴다 세상의 온갖 걱정 근심 내려놓고 살아있는 지금 이 시간을 향유한다 덕유산 자락에서 태어나고 자란 모천으로 회귀한 연어처럼 늙어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