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07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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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금강산 수바위

금강산은 북한에만 있는 줄 알았던 나였기에 고성 금강산에서의 흥분을 자제하기 어렵다 " 아니.... 휴전선 이남에도 금강산이 있다고?'" 내 잘못된 인식을 한꺼번에 해소 시켜준 것은 신선봉이다 예사롭지 않은 풍광에 눈이 번쩍 뜨인다 산머리에 다채로운 경관을 담은 암봉을 관처럼 쓴 별유풍경이다 명불허전이라더니 과연신선들이 노닐만한 곳이리라 때마침 백설을 덮어써고 있었으니 과연 장관이로다 아쉬운 것은 달리는 차량에서 잠시 바라보는 일이다 조금 후에 화암사에 도착한다 근처에 있는 수바위는 장엄한 위용으로 내 감성을 단숨에 젖게 한다 거대한 수바위 몸체에 균열이 생겨 틈이 벌어지는 중이다 이미 일부는 파편이 되어 이탈했다 바위를 잘 조망하기 좋은 곳이라며 찻집으로 갔지만 문닫을 시간이라며 사절을 한다 아들은 모..

05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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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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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절벽의 그네

문학작품 속의 그네타기라면 단연 춘향전이 연상된다 양반집 도령을 연모하나 신분의 벽에 갇힌 묘령의 아가씨가 그네를 뛰며 담장 너머를 탐하는 본성은 얼마나 자연스러운 메타포인가! 여행 중에 해안 절벽에 설치한 그네 하나를 한참 바라본다 하얗고 긴 양쪽의 쇠기둥 끝에 매단 아름다운 빈 그네가 사유를 자극한다 제작자가 절벽에 설치한 까닭을 가만히 추적해 보는 것이다 물론 이 그네가 짜릿한 감각을 유발하는 놀이기구로 제작된 것이 아님은 당연하다 접근하지 못하게 닫힌 문과 묶인 끈은 위험하여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기보다 상상력으로 타보라는 권유인 것 같다 좋아 좋아 고소 공포증을 가진 내가 가상체험을 하는 일이러면 머뭇거릴 일이 아니지 바다쪽을 향해 바닥의 판에 올라서 보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려 숨을 몇 번 ..

26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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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산으로 간 크루즈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은 지극히 상식적인 범위에서 유효하다 배는 물 위에 뜨서 운행하는 수송체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식의 틀을 벗어나는 것은 모험이고 무모한 도전이라고 여기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며칠 전에는 산으로 올라간 배에 오른다 조그만 나룻배가 아니라 위풍당당한 크루즈선이다 배 안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꿈을 꾼다 선수가 파도를 가르며 뱃고동을 울리고 미지의 항구를 향해 힘차게 나아간다 심하게 요동치는 중에 배멀미를 하며 정신이 혼미해지며 가상과 현실이 뒤범벅이 된다 여기는 정동진 절벽 위에 오른 크루즈선이다

10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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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강진 한옥마을의 숙박

강진의 한옥마을에서 하룻 밤을 묵는다 식당 주인의 소개로 찾아간 한옥 민박인데 달빛한옥마을 별유풍경이다 장모님을 모시는 여행이라 한옥 숙박이 운치가 있을 것 같다 강진 시내에서 자동차로 십여 분 거리에 있는 한옥 마을의 민박집을 찾아간다 한옥이야말로 이 땅과 선인들의 삶의 지혜와 솜씨가 집약된 가징 자연친화적인 주택이 아니던가! 그러나 고비용으로 건축이 쉽지 않으니 이런 기회에 한옥 체험 숙박도 멋스러운 일이다 「강진달빛마을」이라 하여 달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 내 고장의 월성의 「달빛고은마을」과 유사하다 그러나 오늘은 달빛이 없으니 밤하늘의 운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집단 한옥 마을이라 잘 정돈된 한옥들이 가지런히 마을을 이루고 있다 한옥의 육중한 몸체가 날렵한 맵시로 앉아있다 도저히 조화하지 않을 것 같..

26 2021년 04월

26

여행의 즐거움 영양 선바위 산책

입암면 소재지에서 두어 시간 풍광 좋은 곳을 산책한다 넓은 강폭과 풍부한 수량을 가진 반변천이다 대하무성이라더니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흐르는 이곳의 반변천은 대하 장강이다 이곳 풍경의 백미는 강 건너 편에 우뚝 서 있는 선바위와 인공 폭포 그리고 두 하천이 합수되는 툭 트인 전망이다 마치 진주 남강의 촉석루에서 난간에 앉아 바라보는 호쾌한 풍광처럼……. 입암면! 이 고장의 선인들은 이 강의 극적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구나 강 가의 무심한 바위 하나를 내세워 고장의 이름으로 차용하여 인구에 회자되는 뜻깊은 기념을 하게 되었구나 바위가 하늘 높이 솟구쳤다는 인식은 바위의 용맹한 기상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바위산의 장구한 침식과 풍화작용에도 굴하지 않고 근골을 잃지 않았다는 인식은 바위의 인고를 찬양하는 것이리라..

21 2021년 04월

21

여행의 즐거움 폭포와 돌탑

누군가 폭포 앞에 작은 돌탑을 쌓았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은 정성된 마음으로 돌을 쌓았다는 것이다 탑은 쌓아서 올리는 구조다 자연상태를 변형한 인공적 구조물인데 상하좌우의 균형과 조화의 미를 만들어낸다 이 즉석 돌탑은 막돌의 무게 중심을 잡느라 숨을 고르며 긴장했을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의 심성에는 불성이 잠재되어 있는지 이런 즉석 돌탑을 쌓는 사례가 빈번하다 정성을 다해 탑을 쌓아올림으로써 재미와 성취감을 맛보는데다가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폭포수 한 줄기가 세차게 떨어진다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가 끊어진 육로에서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투신하는 기세와 소음이 세차고 강렬하다 돌탑은 위를 향하고 물줄기는 아래를 향한다 저 돌탑이야 짖궂은 이의 발길질 한 번에도 무너져 내..

17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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