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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을지로 숨겨진 보배 '안성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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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과멋집

2007. 7. 20.

을지로 숨겨진 보배 '안성집'


 

을지로 3가. 파이프, 전선, 공업용 기계들로 빼곡히 들어찬 골목에 자리한 안성집은 아는 사람만
갈 것 같은 숨겨진 보배다.

지인이 하도 극찬을 하기에 못 이기는 척 따라가 본다. 원래는 작고 허름한, 이 동네에 딱 어울릴

분위긴데 불이 나서 새로 증축한 것이란다.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이 자리에

수십 년 동안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생각이 든다.

(1957년이라는 숫자는 사장이 식당 일을 시작한 년도다. 안성집은 30년 더 됐다고……)

내부는 그저 다른 식당처럼 평범하다. 2층에는 앉는 좌석이 있어 단체 회식으로도 좋을 것 같다.


소박한 아주머니의 손 맛이 그대로 베어 있는 동치미.

얼음 독에서 금방이라도 꺼낸 듯한 시원함과 더불어 잘 익어 아삭거리는 동치미 무가 예술이다.

칼칼한 매운 맛이 식욕을 자극한다.

굴이 들어가 더 구수한 맛. 잣과 땅콩. 이 집의 또 다른 매력 보쌈김치.


온전히 뼈 달린 돼지갈비

갈비 질도 여러 가진데 구워 놓고 보니 제대로 된 갈비다.

500g에 17,000. 시중의 갈비 180g 200g을 9,000대에 파는 거 생각한다면 너무 낮은 가격이다.

마포 유명갈비 집이나 과거 태릉 일대의 갈비 집, 신촌의 몇몇 갈비집들이 약속이나 한 듯한 단맛과는

달리 안성집의 돼지갈비는 덜 달다. 그래서 좋다. 고기 역시 뽀드득 씹힐 만큼 선선하다.

간이 과하지 않고 고기 질 좋고, 오랫동안 재워둬 고기가 퍽퍽하게 씹히는 다른 집들과 다르다.


쇠갈비 한대 15,000. 동네가 동네인지라 비싸게 받을 수가 없나.

 갈비 한대 46,000 하는 곳도 있는데 나 같은 서민한테 너무나도 고마운 가격이다.

불 판 끝에서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저 갈비 한 대의 장관을 보라. ^^

토막 토막 이어 붙이기에 능숙한 이동갈비나 뼈 겉만 휘감아 불에 올려 놓자 마자 잽싸게 뼈만

집어가는 대형갈빗집의 얄팍한 수법에 길들어졌던 내게 저런 온전한, 그리고 퍼팩트한 손질된 갈비,

얼마 만에 보는 건가. ㅠㅠ


갈비 양념장에다 마늘을 넣고 끊여 먹는 게 이 집의 독특한 맛. 보글보글 익힌 마늘이 맛있다.

보기만 해도 밥 생각이 절로 나는 육개장. 칼칼하니 해장으로도 그만일 듯.

이것도 그릇째 불 위에 놓고 끓여 안주 삼아 먹는다. 요건 서비스~^^


이 날의 하이라이트~!!! 물냉면

물냉면이 뭐가 특이한가 하겠지만 이건 그냥 냉면이 아니다. 칼국수 냉면이다.

^^ 칼국수에 쓰이는 그 면을 물냉면에 도입하다니 대단하다.

육수는 사골, 양지 섞은 맛으로 유명냉면집 육수에 전혀 뒤지지 않다.

오히려 냉면집 해도 성공했을 것 같다.

재미있는 건 취향에 따라 물냉면 국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거다.

"아줌마 여기 물냉면 요~ 면은 소면으로 주세요."

"저는 국수 냉면이요."~

"아줌마 저는 걍 냉면으로 주세요~" ~ ㅋㅋㅋ

맑고 고소한 육수에 쫄깃쫄깃한 칼국수 면발이 예술이다. 여기에 육수가 조금만 더 진했으면

우래옥이었을 테고 육수가 좀 더 흐렸으면 을지가 됐을 거다. 안성집만의 독특한 매력인 냉면 속

칼국수는 거저 만들어진게 아닌 듯싶다. 탄력있는 면발 씹는 재미도 있고 시원한 육수 맛도 그만이다.

비빔국수가 끝내 준다는데 그 걸 못 먹어 봐서 넘 아쉽다.


취기가 올라 마냥 기분 좋으신 쥔 아주머니.

고생 안한 식당 주인들 어디 있겠냐 만은 자그마한 체구, 야무진 손마디에서 힘겹게 지내온 세월을 엿 볼 수 있었다. 부디 당신께서 이뤄 놓으신 훌륭한 이 자리, 부모님 고생 백분의 일만큼이라도 감사하고 손님께 깍듯이 인사하는 것조차 멋쩍어 보이는 아들이지만 그 수줍은 웃음 속에 잘 나가는 식당 2세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겸손을 본다.

문의 02)2279-4522

 

출처 : 을지로 숨겨진 보배 '안성집'
글쓴이 : 동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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