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간행도서

푸른사상 2020. 12. 30. 14:19

 

분류--음악평론, 예술

 

감동과 공감

 

정해성 지음|푸른사상 예술총서 24|153×224×19 mm|256쪽

22,000원|ISBN 979-11-308-1745-3 93670 | 2020.12.23

 

 

■ 도서 소개

 

음악의 감동, 예술적 공감의 선율

 

정해성 교수(부산대)의 음악평론집 『감동과 공감』이 <푸른사상 예술총서 24>로 출간되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저자의 인문학적 사유가 깊이 배어 있는 이 평론집은 음악의 감동이 나와 너, 우리 사이의 공감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전제로 출발하여 독자를 풍요로운 음악의 세계로 안내한다.

 

 

■ 저자 소개

 

정해성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 「현실에 대한 ‘대화’의 두 양상」 「사회언어학적 차원에서의 문체」 「한국 근대 소설에 나타난 ‘자살’ 연구」 「허구 서사의 언어운용 방법 분석을 위한 방법론 고찰」 등이 있고, 저서로 『왜 다시 토지를 말하는가』(공저) 『살아 있는 마네킹』(공저), 『문체 연구 방법의 이론과 실제』 『장치와 치장-문학, 사회와 개인의 변주』 『매혹의 문화, 유혹의 인간』 등이 있다. 현재 부산대에서 문체교육론, 한국현대문학사, 현대소설론, 문학개론, 문예비평론 등의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E-mail : greenichung@hanmail.net)

 

 

■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나’의 음악, 피아노 독주곡

 

제1장 자유의 음악, 프렐류드―스크랴빈, 쇼팽, 프랑크

바로크와 낭만 시대의 프렐류드

‘미운 오리’를 위한 환희의 송가

자유와 해방의 선율

‘숨은 신’을 향한 기도

 

제2장 바로크와 고전주의―스카를라티, 하이든, 베토벤

하프시코드의 확장된 표현력

한 고전주의자의 이유 있는 일탈

음악을 통해 구성된 자연의 소리, 내면의 소리

 

제3장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리스트, 쇼팽, 라흐마니노프

젊은 슈베르트의 사랑과 기쁨

불안한 내면의 진솔한 표현

슬픔과 회한의 관조적 승화

음악으로 듣는 단테의 『신곡』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들에 대한 메시지

괴테 『파우스트』의 음악적 형상화

 

제4장 국민음악파―알베니스, 야나체크

새로운 공간을 공명하는 선율

자유를 향한 사랑과 죽음의 선율

 

제5장 ‘미래’의 음악―드뷔시, 부조니

창조와 자유의 음악

부조니, ‘영원한 현재’의 음악가

 

제2부 ‘우리’의 음악

 

제1장 ‘조화’를 위한‘ 협력’의 음악, 협주곡―모차르트, 라흐마니노프

모차르트 음악의 역설(逆說)과 역설(力說)

‘혼의 방랑’을 통한 음악적 자기 인식

 

제2장 투피아노 곡으로 본 라흐마니노프의 음악과 삶

자연인 라흐마니노프, 음악가 라흐마니노프

투피아노 곡과 대화

라흐마니노프의 삶과 두 대의 피아노

 

제3장 첼로-피아노 소나타―베토벤, 슈베르트, 프로코피에프, 라흐마니노프

변주곡, 네버엔딩의 음악과 삶

소멸과 불멸 사이

‘헌 부대’에 담은 ‘새 술’

초월을 향한 초인의 비상

 

제4장 피아노 트리오―슬라브 음악의 한과 승화

모방론과 표현론의 사이

슬라브 음악의 ‘한’과 그 승화

‘죽음의 한(恨)’ 방식인 슬라브 음악의 스펙트럼

 

제5장 현악 4중주―하이든, 베토벤, 멘델스존, 플로토, 마스네

희망의 하모니

유희적 여기(餘技)에 대한 음악적 항변

언어를 넘어선 음의 향연

여자는 요물, 남자는 바보

구원을 향한 갈망과 좌절

 

제3부 ‘우리 모두’의 음악-피아니스트 박재홍론

 

건반 앞의 단독자

‘상실의 시대’를 지양하는 치유의 선율

전환점 없는, 끝을 향한 여정에서

이상적 언어, 음악을 통한 공감과 소통의 연주자

 

■ 찾아보기

 

 

■ 출판사 리뷰

 

우리는 때로 지친 마음과 육신을 달래기 위해 음악을 들으며 위안을 얻곤 한다. 음악을 통해 이루어지는 진정한 교감과 공감으로 우리는 긍정적인 미래와 희망이 담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 정해성의 음악평론집 『감동과 공감』은 음악에 대한 섬세한 해설과 인문학적 소양을 담은 책으로, 독자를 풍요로운 음악의 세계로 안내한다.

‘나’의 음악이라는 제목을 단 1부에서는 피아노 독주곡들을 개관한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시작하는 프렐류드부터, 시대별로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국민음악파의 대표 작곡가들의 음악을 해석함으로써 음악사의 오늘과 미래를 되짚어본다. 2부는 ‘우리’의 음악, 두 명 이상의 연주자가 하나의 곡을 연주하는 실내악들을 살펴보았다. 투피아노, 첼로와 피아노 소나타, 피아노 트리오, 현악 4중주 장르의 대표작들을 통해 ‘나’와 ‘너’가 함께 공명하는 음악으로 공감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3부는 ‘우리 모두’의 음악, 현재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연주자론을 엮었다. 대중음악 문화산업에 치중된 우리 사회 속에서 연주의 기회도 박탈당하고 소외된 수많은 연주자들을 조명하여, 열정과 진정성만으로 음악이 확산되고 공감하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소망을 담았다. 이 책의 저자가 역설하듯 기존에 답습되던 음악의 형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형태의 음악이 창조되었던 음악사의 흐름과 같이, 오늘날 음악을 감상하고 향유하는 문화에도 ‘파괴와 창조의 변주’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책머리에 중에서

  

조선 정조 때 역사학자 유득공은 『유우춘전』이라는 고전소설에서 청중을 네 갈래로 나눈다. 첫 번째는 ‘기예가 높은’ 음악에 별 관심 없는, 알아듣기 쉬운 대중음악에 열광하는 부류이다. 두 번째는 ‘살롱’ 문화를 형성하는 귀족들이다. 자신의 유흥을 위해 음악을 돈으로 구입한 사람들이다. 세 번째는 평론가 및 교수 그룹들로, 자신의 지식과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음악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서 진정한 공감을 바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 ‘연목구어(緣木求魚)’이다. 마지막 부류는 같이 연주하는 사람들로 서로 말이 아닌 음악으로만 대화를 해도 하나의 음악을 완성할 수 있는, 음악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완벽한 공감은 불가능하기에, 소설 속의 해금의 거장 유우춘은 ‘어머니 봉양’이라는 현실적 목표가 사라지자 연주를 그만둔다. 유득공의 『유우춘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예술가들의 최종 목표이자 존재 이유인 예술적 공감의 불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글이다. 동시에 음악을 듣는 나와 너, 우리의 음악에 대한 태도와 자세를 성찰하게 하는 글이다.

음악적 공감은 자기의식을 심화시키고 발전시킨다. 약육강식의 세계에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던짐’을 당한 존재, 정해진 시간에 바보같이 서성이고 지껄이다가 무대에서 내려와야만 하는 ‘유한자적’인 인간 존재에게 음악적 공감은 ‘체리 향기’로 삶을 살아갈 힘을 준다. 개인적 감동은 사회적 공감으로 확장된다. 확장된 공감은 수동적 동정이 아닌 실천적 반응인 적극적 참여로 이어진다. 공감은 소모적 엔트로피의 증가로, 파멸로 치닫는 현대사회를 파괴하고 미래를 긍정하고 희망을 가질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 음악적 공감, 예술적 공감을 통해 각 개인은 존재와 세계의 신비를 탐험하고 새로운 의미의 영역을 개척한다. 공감을 통해 우리는 존재의 나약함에 위로를 얻고, 희망찬 내일을 꿈꾼다. 그래서 공감은 기적을 창조한다. 공연과 전시, 작품에 관한 나의 글들은 예술 작품들에 관해 보다 폭넓은 공감을 얻기 위한 시도들이다. 기존 습관화된 인식을 파괴하고, 새로움을 열어준 모든 작품을 감히 미력한 글로 풀어내는 작업은 말할 수 없는 큰 영광인 동시에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 책 속으로

  

스크랴빈은 우주와 합일을 이루는 존재로서의 자아, 우주 그 자체로서의 자아, 자아의 신성함과 완결성을 음악을 통해 추구하고자 했다. 제1기에 작곡된 <프렐류드 Op.11>은 스크랴빈 음악의 지향점이 구체화되지는 않았고, 심지어 전혀 다른 음악인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개인의 삶에는 뭔가 구체적 언어로 설명할 수는 없어도, 그 기저엔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의 일관성이 매순간 존재한다. 서구의 음악, 쇼팽의 음악 양식을 자신의 방식으로 수용하였다고 평가받는 스크랴빈 <프렐류드 Op.11 No.11>에도 여지없이 쇼팽의 흔적을 넘어선 스크랴빈 자신만의 독창성, 자신의 음악을 통해 구축하고자 했던 가치가 느껴진다. 나아가 생의 한순간 나란 모난 존재의 불편함을 견디어내면, 그리고 가혹한 현실을 견디어내면, 머지않아 나의 부족한 모습 그대로 타인과 공존하며 세상과 화해하여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긍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쉬운 삶, 고통 없는 삶, 완전한 존재…… 이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타인들의 ‘워너비’, ‘멘토’인 존재, 걱정 근심 없을 것 같은 삶에도 다들 말 못할 사정과 고민들이 있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스크랴빈 <프렐류드 Op.11 No.11>은 끝이 없을 것 같은 어둠, 어둠의 긴 터널의 순간을 지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는 희망의 선율이다.

(30~31쪽)

 

새해가 되면 우리는 모두 공통된 꿈을 가진다. 가족의 평안과 건강이라는 지극히 소박한 꿈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역사, 나아가 인류의 역사를 볼 때 이 소박한 꿈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현실에서 얼마나 기적 같은 꿈인가를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동학혁명, 3·1독립운동, 4·19혁명, 광주민주항쟁, 87민주화투쟁 그리고 전태일 노동운동, 세월호 사건 등등…… 영웅도, 투사도 아닌 그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다가, 때론 일상 속에서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그 죽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시공을 초월하여 인류의 역사는 자유의 역사가 바로 피의 역사임을 역설한다. 레오스 야나체크(LeošJanačk, 1854~1928)의 피아노 소나타 <1. X. 1905-From the street>는 합스부르크의 잔인무도한 폭력에 의해 죽어간 체코 청년의 죽음을 슬퍼하며 음악을 통해 애도하고 추모하는 곡이다.

(101~1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