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이네/일상

분이 2009. 5. 11. 21:05

고구려
고구려시대의 고분벽화는 주로 옛 수도였던 통구(通溝;지금의 吉林省 輯安縣) 지방과 평양(平壤) 근교에 퍼져 있으며 최근까지 60여 기가 발굴·조사되었다. 고구려시대의 벽화가 그려진 고분은 봉토(封土) 내부에 작은돌이나 판석으로 널방을 축조한 구조이며 천장 가교에 서역문화(西域文化)와의 교류를 알려 주는 모줄임천장[抹角藻井(말각조정)]형식이 특징적이다. 널방 내부의 벽화는 작은 돌이나 벽돌로 쌓은 벽면 위에 회칠을 하고 흑·주선과 채색이 사용된 프레스코 방법과, 큰 판석을 잘 다듬어 그 석면(石面) 위에 직접 채색하는 방법으로 제작되었다. 또한 먹선·주선(朱線)·백분(白粉)·적(赤)·황(黃)·녹(綠)·청(靑)·갈색(褐色) 등 다양한 색채도 사용되었다. 그 내용은 무덤 주인의 초상화를 비롯해 부부상·가내생활·수렵도·무용도·씨름도·행렬도·불교 행사 등 사적·공적 행사 장면을 담은 인물풍속화, 무덤을 수호하는 사신도(四神圖)를 위시한 상서로운 공상의 동물화, 천장에 그려지는 일(日)·월(月)·별자리 등의 천체화, 그리고 상상적인 천계의 설화적인 그림 등 다양하다. 이밖에 연화문(蓮花紋)·당초문(唐草紋)·인동문(忍冬紋)·운문(雲紋) 등 장식문양도 그려 넣있다. 이렇듯 다양한 벽화는 고구려인의 활발하고 힘찬 기상이 잘 표출되어 고대 동양 회화에 있어서도 손꼽히는 작품들로 주목된다.

 

미술
고구려의 미술은 고분(古墳)에 남아 있는 벽화(壁畵)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무용총(舞踊塚)·각저총(角抵塚) 등 초기의 그림은 표현에 있어 기법이 서툴렀으나, 화상리(花上里) 감신총(龕神塚) 등 중기의 그림은 섬세한 사실(寫實)의 필치로 당시의 풍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사신총(四神塚) 등 후기 벽화는 강한 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웅대하고 건실한 기풍을 나타내고, 사실을 초월하여 사의(寫意)의 경지에 들어섰다. 또한 강서고분에 그려진 사신도(四神圖)는 고구려시대 최고의 걸작으로 색의 조화가 뛰어나며, 쌍영총에서 발굴된 기마상(騎馬像)·남녀입상(男女立像) 등은 당시의 풍속을 알려준다. 고분의 구조나 규모로 볼 때 건축기술 또한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사신도〉 유해를 안치하는 널방[] 벽면에 청룡 ·백호 ·현무 ·주작 등 사신을 그렸다. 일부 벽화에서는 벽면에 사신도를 그리고 나머지 공벽에는 산수도 ·구름무늬 ·초롱무늬 ·인동잎 위에 사람이 선 그림이 들어 있는 나뭇잎무늬, 불꽃무늬 또는 인동무늬가 들어 있는 나뭇잎무늬 등을 가득 그려서, 마치 장식무늬 바탕에 사신도를 그린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널길[]에는 수문장을 그렸고, 벽 모서리에는 굄돌을 받쳐 든 괴수를 그리기도 하였다. 천장 복판에는 황룡 또는 연꽃무늬를 그렸으며, 천장의 굄돌에는 해 ·달 ·별 ·산수 ·나무 ·비천 ·신선 ·이상한 짐승 ·기린 ·봉황 ·연꽃무늬 ·구름무늬 ·엉킨 용무늬 등 다채로운 장식무늬를 그려 화면을 장식하였다. 이렇게 고구려의 고분벽화는 풍부한 내용을 가지고 있으며 우수한 솜씨로 그려졌다. 

고구려 벽화의 기법은 회를 바른 벽면이나 돌벽에 먹선으로 밑그림을 그린 다음에 여러 색으로 구륵()하여 그리기도 하고, 또는 밑선을 긋지 않고 색채를 써서 백묘()도 하였다. 밑그림을 그리는 먹선에는 좋은 유연묵()을 사용하였다. 돌벽에 직접 그릴 때에는 돌벽에 호분()으로 엷게 밑바탕 칠을 하고, 그 위에 주색()이나 직접 먹색으로 기본형태를 잡는 밑그림을 그리고 나서, 결정적인 먹선으로 백묘를 하고 최후에 채색을 하였다. 그리고 밑그림이나 잘못된 그림은 다시 호분을 칠하여 그 자국을 지워나갔고, 밑그림을 그릴 때에는 정확한 형태를 잡기 위하여 우선 데생(dessin)하였음을 안악 제3호분()의 말 그림에서 볼 수 있다. 밑그림은 일반적으로 먹선으로 그렸으나, 그 밑선은 주선() 또는 참대 꼬챙이 같은 것으로 긋기도 하였다. 이 밖에 원형이나 직선을 그을 때에는 자와 컴퍼스를 사용하였다. 물상()의 묘사에는 가는 먹선과 굵은 먹선을 섞어서, 대상의 모든 세부를 집약하여 특징만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간필묘적()인 기법으로 그리기도 하였고, 대상의 세부를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나타내려고 세화적()인 수법을 쓰기도 하였다. 그 필치는 세련되고 원숙하며, 섬세하면서도 억세고 호탕한 기세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