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박가네)

세상을 후회없이 살다 간 성실했던 한 인간으로, 사는데 있어서는 냉정했었지만 그래도 정을 알고 나눴던 한 인간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남고 싶습니다. 늘 사랑입니다.

[스크랩] 사량도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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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談

2008. 7. 27.

 산행 전날까지 흐린 날씨에 간혹 비를 뿌리더니 출발 하는 날(2008.07.04) 아침에는 비는 그쳤으나 흐린 날씨는  내 마음을 어둡게 하였다. 날이 맑아야 통영의 푸른 쪽 빛 바다를 눈이 시리도록 볼 수 있을텐데... 배낭을 메고 약속 장소인 서현골에 나가니 팔라딘, 블루진, 미나미가 반갑게 맞는다. 조금 있으려니 돈키호테 님이 넉넉한 웃음을 지으시며 그 특유의 걸음걸이로 나오신다. 이 때를 놓칠 미나미가 아니다. 나 하고 돈키호테 님에게 선전포고도 없이 바로 일격을 가한다.

  " 오늘 늦으신 두 분 가다가 점심 사세요!"  라는 일격에 나는 할 말을  잊고 있었는데 바로 돈키호테님이

  " 자기가 늦었을 때는 한 마디 사과도 없더니 남이 늦으니까 저런다." 며 명지산 산행 때 미나미가 늦은 사실을 상기 시키며 바로 일격을 가한다.  여하간 우리 수내골 쉼터는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지는 순간 까지 긴장 해 있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말 공격을 맞을 지 모르니....

 

 여하튼 소풍을 떠나는 아이들 처럼 우리는 통영을 향하여 달렸다. 걱정했는 데 블루진의 운전솜씨는 가히 남자를 능가하는 바로 그것 이였다.  가는 길에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 들은 우리 수내골 식구들이 다 잘 아시리라 믿고 피력하지 않겠다. 모두가 한 입담 하시는 분들이니...  오늘은 사랑도에 관해 느낀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통영에 도착하니 멀리 바다가 그림 처럼 한 눈에 들어온다. 마음이 확 트인다. 예전에는 참으로 자주 오던 곳 이였는데 집을 떠나 있던 후로는 전혀 오지를 못하였다. 벼르고 별러서 왔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우리는 바로 미륵산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향했다. 미륵산 정상에 올라 통영시내와 바다를 보기 위해서임은 다 잘 아시리라 믿는다. 그러나 케이블카에 승선 하고보니 안개가 눈 앞을 가린다. 가시거리가 10m 쯤 될까?  우리는 우주선에 올라타고 온통 하얀 세상을 떠 다녔을 뿐이다. 그래도 동심으로 돌아가 소리 지르고 떠 들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점심은 사량도로 가기 위한 승선티켓을 해 놓고  먹기로  합의를 하고 가오치(도산) 선착장으로 향했다. 가오치에 도착 해 티켓을 하고 점심을 하려니 식당은 없고 김밥과, 삶은 계란과 약간의 간식 뿐-  소주와 막걸리를 곁들어 점심을 때우고 마지막 배(17:10)에 올라 타고 사량도에 도착했다.  생각과는 달리 선착장은 작은 어항 이였다. 미리 예약 해 둔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우리는 물어서 바다횟집으로 자리를 정했다. 각종 회와 매운탕에 맥주, 소주를 곁들여 점심에 충족 시키지 못한 것을 한풀이 하듯....자칫 광란의 술 파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으나(방파제에서 포장마차촌 아주머니들 파티에 돈키오테님이 잠시 합석 했었음. 작업 1단계 가지는 성공이였으나  2 단계에서 스스로 포기) 그 곳 산악대장이라는 분이 사랑도 산에 대한 약간의 공갈적인 협박이 있었는지라 자제 하기로 하고 방파제 끝으로 몰려가 바닷가의 정취를 느끼던 중 누군가의 입에서 "별이 떴네"소리에 구름낀 하늘을 올려다 보았는데 구름 밖으로 별 하나가 유난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저건 인공위성이야 !"  우리 일행중의 한 분이 말씀을 하셨다(실명을 거론 하지 않겠슴). 밤바다의 정취를 느낄때 쯤  내일의 산행을 위하여 기상시간을 정하고 숙소에 돌아와  남, 녀 유별하게(이것은 반드시 밝혀 두어야 함) 방으로 들어갔다.

 

  아침 6시에 기상해 간단히 아침을 먹고는 돈지리행 첫차(07:40)에 올랐다. 해안도로를  끼고 펼쳐지는 바닷가의 아름다움을 어찌 표현 할 수 있겠는가?  오늘 산행의 시발점인 돈지리에서 버스를 내려  첫 산인 智異望山(해발 398m, 전라도와 경상도에 걸친 장대한 지리산이 바라다 보여 지이망산으로 불리다가 그 말이 줄어 지리산이 됨)의 산행을 시작했다. 이 산은 작고 아담한  산이나  한려수도의 빼어난 경관과 어우러져 그 어느 명산 못지않게 절묘한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깍아지른 바위벼랑 사이로 해풍에 시달린 노송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가 하면 바위능선을  싸고있는 숲은 기암괴석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게 설악산 용아릉을 연상케 한다. 안개가 자욱히 끼였다 바람에 밀려난 사이로 햇빛이 비추면  한려수도의  그 곱고 맑은 물길에 다도해의 섬이 보인다.  그림자가 환상처럼 떠 오르고, 기기묘묘한 형상으로 솟구치고 혹은 웅크린 바위 묏부리와 능선은 말없이 세속의 허망함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1시간30분여를 오르니 하늘과 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정상이 보였다. 이어 가마봉을 거쳐 옥녀봉에 이르는 길은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재미를 더 하지만 능선 길이 만만치 않게 험했다. 20 여m의 철 사다리가 2개 있고, 밧줄타고 오르기, 수직 로프 사다리가 있어 흥미를 돋우나 자칫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아슬아슬한 암벽과 난간, 기암절벽을 타야하는 아찔한 곳들. 하나 곳곳이 이끼같이 생긴 들꽃들이 바위를 장식한 모습에 어려움도 한 순간이다. 가마봉을 거쳐 옥녀봉에 이르니 가슴이 후련한게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다. 하산길에 역시 튼튼하게 설치된 철 계단을 이용했고 이후로는 짧고 평탄한 바윗길과 가파른 내리막 숲길이 연결된다. 이윽고  산행 끝. 더 이상 흘릴 땀도 없다. 시원한 물로 목을 잠시 축이고 방파제에 즐비한 포장마차촌에서 해삼, 멍게, 산 낙지, 문어, 성게 알, 익히면 쓴 맛이 난다는 이름모를 조개에 이르기까지 소주, 맥주를 곁들여 먹는 맛을 어찌 필설로 표현 할 수 있으리오?

 

  돌아오는 길에 사랑도에 대한 정리를 해 보았다.

 어찌 섬안에 있는 산이 자그마 한데도  그렇게 깊고 그윽한 멋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우리에게  재미를,  끊임없이 우리에게 변화를,  끊임없이 우리에게  긴장을, 귀엽고 그윽하고 개구장이 같은, 그러면서도 송곳니를 감추려 하지 않는 그런.... 우리에게 인내를 요구하는, 우리에게 어쩌지 못 하도록 행동의 자제를 말없이 요구하는 그런 산!  ... 이었다.

 

 우리는 늘 자연이나 우리 서로들 에게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내가 정성을 드린만큼 나에게 더도 없이 덜도 없이 돌아 온다는 자연의 섭리를, 세상 사의 이치를 늘 머리에 두고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재삼 느끼게 한 산행 이였다.

 

p,s : 운동화를 신고 계속 선두를 치며 노익장을 과시하신 돈키호테님, 평소와 달리 펄펄 날아 다닌 여전사 미니미 님,  꿋꿋하게 선두를 이끌며 대장으로서의 역활을 묵묵히 해 낸 팔라딘 님, 편치 않은 몸으로 악전고투 하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은 불굴의 투사 블루진님! 그대들과 함께 해서 더욱 빛이 난 아름다운 여행 이였습니다.

 

출처 :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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