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박가네)

세상을 후회없이 살다 간 성실했던 한 인간으로, 사는데 있어서는 냉정했었지만 그래도 정을 알고 나눴던 한 인간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남고 싶습니다. 늘 사랑입니다.

* 전원생활은 주택보다 조경에 집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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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15.

전원생활은 주택보다 조경에 집중하는 것이 만족도가 훨씬 더 높다

 

 

 

전원주택을 꿈꿀 때 흔히 놓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정원이다. 건축에 힘을 쏟느라 기진맥진해 상상 속에 그리던 초록 마당을 완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정원이 얼마만큼 집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완주의 한 주택을 찾았다.

↑ 구배가 있는 널찍한 필지에 풍성하게 자리 잡은 정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비슷한 외관의 집들 사이에서 이 주택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단연 정원이다. 차분하게 마당을 감싸는 담벼락은 물론이고, 비정형의 기다랗고 널찍한 마당이 마을에서도 집을 유독 돋보이게 한다.

"집은 일부러 꼭 필요한 만큼만 계획해서 짓고 정원에 더 투자했어요. 건물보다 조경에 집중하는 것이 만족도가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을 보통은 잘 모르죠."

전주에 상가주택을 짓고 살았던 정원주는 상가 옥상에 텃밭을 꾸미며 마당에 대한 꿈을 키워오던 중, 전주에서 10분 거리인 이곳 완주 이서면에 땅을 구하게 되었다. 귀농귀촌 사이트를 둘러보다 더숲연구소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정원 사례들을 꾸준히 지켜봐온 지 3년. 마침내 집을 짓고, 그토록 원하던 정원을 완성하였다.

↑ 대문 앞에는 키가 작은 초화류를 식재하여 화단을 만들고 유선형 디자인을 적용하여 부드러운 인상을 강조한다.

 

 

 

 


애초의 계획과 달리 8채의 집이 마치 계획단지처럼 비슷하게 들어서버린 상황에서 그의 선택은 빛을 발한다. 건축은 지난해 9월경 끝이 났지만 주변 집들이 정원까지 모두 마무리된 이후 입주하여, 4월 중순경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총 6일로 계획했던 작업일정은 13일로 늘어났지만 꿈이 실현되는 그 시간이 참 행복했다는 정원주. 아이들의 놀이공간과 텃밭, 화덕을 비롯한 바비큐 공간이 있는 그토록 원하던 마당을 갖게 되었다.

비정형의 2개 필지를 연결한 탓에 마당은 무척 넓은 편이다. 정남향으로 집을 앉히고 정원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 아이들의 놀이공간과 화덕 근처와 같이 사람들이 주로 머무는 곳엔 허브류와 향기가 많이 나는 식물을 식재한다. 또 높은 쪽엔 고산식물, 아래쪽엔 수생식물 등을 심고 일반적인 야생화 위주로 배치하여 손이 많이 가지 않도록 조성하였다.

↑ 주방 바로 옆, 수공간 뒤쪽으로는 가마솥을 걸 아궁이와 바비큐를 위한 화덕, 창고 및 장독대 등을 배치하여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평소 스토리텔링 가든에 중점을 두어 작업하는 더숲연구소의 이상근 소장은 완주주택의 조경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

"보통 정원은 의뢰하는 이들이 꾸준히 생각해오다가 용기를 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정원주 가족과의 논의가 중요합니다. 평소 꿈꿔왔던 많은 부분을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식물을 좋아하는지, 어떤 냄새를 싫어하는지, 알레르기는 없는지 충분히 듣고 나서야 설계를 시작하지요."

집 주변의 바비큐 공간이나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툇마루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계 정원을 비롯해 너른 텃밭과 곳곳에 장식된 주물 모형까지 세세하게 신경 쓴 모습이 엿보인다.

↑ 이 집만의 마크를 주물로 만들어 마당 곳곳에 달았다.

↑ 대문 앞은 진입하는 시선이 주택과 마주치지 않도록 전통정원의 차면담(헛담)을 적용했다.

↑ 사랑방 앞으로는 겨울에도 잎이 거의 지지 않는 식물 위주로 구성한 사계정원을 두었다. 담장을 따라 장미가 만발하면 차폐의 역할까지 겸할 수 있을 것이다.

↑ 오벨리스크를 설치하여 오이와 같은 덩굴성 식물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한 텃밭

↑ 샤스타데이지

↑ 송엽국

↑ 제라늄

↑ 기린초

↑ 정원의 제일 앞쪽, 볕이 잘 드는 부분에 텃밭을 꾸미고 한쪽으로는 포도, 머루원을 조성하고 수도와 지하수를 병행해 쓸 수 있도록 하였다.

 

 

가족 중 노모는 공사 중에도 씨앗을 뿌릴 정도로 텃밭을 선호하여 여느 집과 다르게 볕이 잘 드는 맨 앞쪽에 텃밭을 계획한 것도 독특하다. 일반적인 텃밭에 비해 호화롭게 보일 수 있으나 외국사례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스타일로, 우리 정서에 맞게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 끝에 시도한 디자인이다.

보통 식물을 식재할 때에도 굉장히 많은 종을 쓰는 편인데, 이 집 역시 야생화와 수목 등 전체 식물만 100여 종이 넘는다. 값비싼 나무 한두 그루에 큰 돈을 들이는 경우와 달리, 비싼 나무는 없지만 없는 나무가 없다.

가든은 디자이너보다 사용자의 꿈이 더욱 중요하다. 과시를 위한 정원이 아닌, 본인의 꿈을 담아 심미성보다 실용성에 무게를 둔 정원. 디자이너는 그 생각을 잘 듣고 정원에 이야기를 담았다. 집을 지을 때 건물 안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외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간과하진 않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위안이 되는 정원, 싱그럽고 푸른 그 정원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풍성해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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