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박가네)

세상을 후회없이 살다 간 성실했던 한 인간으로, 사는데 있어서는 냉정했었지만 그래도 정을 알고 나눴던 한 인간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남고 싶습니다. 늘 사랑입니다.

*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가을의 전설이 시작되는 억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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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20. 10. 30.

영남알프스 초원 따라 걷는 30km 핵심 코스

간월재에서 신불산으로 이어진 황금빛 억새길./울산시청제공

영남알프스는 가을의 전설이 시작되는 곳이다. 높은 산, 넓은 초원에 펼쳐진 금빛 억새 물결은 ‘가을의 전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환상적이다.

영남알프스는 유럽 알프스 초원처럼 아름다운 산줄기다.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천황산, 가지산, 고헌산 등 해발 1,000m 이상 7개 산의 풍경이 유럽 알프스 못지않다고 해서 붙여졌다. 특히 해발 1,000m 내외에서 드넓게 펼쳐진 신불평원과 사자평원, 간월재, 고헌산 정상 등의 억새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가을이 되면 1,000m대 고산에 황금빛 평원이 펼쳐지는 것이다.

억새는 단풍보다 먼저 가을을 알린다. 9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억새는 보통 은색이나 흰색을 띠며, 가끔 얼룩무늬를 보이는 것도 있다. 억새의 절정 시기는 단풍보다 대개 일주일 이상 빠르며, 시기만 잘 맞춘다면 억새와 단풍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더욱이 억새는 단풍과 달리 초가을인 9월부터 늦가을인 11월 말까지 즐길 수 있다.

영남알프스를 대표하는 걷기길인 ‘하늘억새길’은 영남알프스의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억새가 어우러진 걷기 길이다. 보통 걷기길이라 하면 산기슭의 둘레길을 떠올리지만, 하늘억새길은 능선 구간이 많다. 영남알프스의 억새를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춘 코스이며, 비교적 능선이 부드러워 바위산에 비해 산행이 수월하다.

아름다운 억새 물결 너머로 신불산에서 영축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그림처럼 뻗었다./울산시청 제공

하늘억새길은 총 5개 구간으로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1구간은 간월재~신불산~신불재~영축산 4.5km, 2구간은 영축산~청수좌골~국도69호선~죽전마을 6.6km, 3구간은 죽전마을~향로산갈림길~재약산~천황재~천황산 6.8km, 4구간은 천황산~샘물상회~능동산~배내고개 7km, 5구간은 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을 거쳐 다시 간월재까지 4.8km에 이르는 총 30km 거리의 걷기길이다.

1구간은 간월재에서 출발한다. 간월산은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살짝 악산의 모습도 보여 준다. 동쪽으로는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인 간월공룡능선이 뻗어 있어 화려한 경치가 매력적이다. 간월재에서 시작된 하늘억새길은 신불산으로 연결된다. 가는 곳마다 펼쳐진 억새평원은 영남알프스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고도 900m 남짓 되는 간월재에서 신불산 정상 1,209m까지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억새만 있다고 해서 길이 전부 햇빛에 노출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길 주변으로 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나무와 참나무류가 그늘을 드리운다. 노출된 부분은 어김없이 쉼터를 조성했다.

숨이 조금 거칠어지는 곳에는 능선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는 대개 옛날 공비토벌을 위한 빨치산 지휘소가 있던 자리에 조성했다. 산이 깊으면 몸을 숨길 곳이 많고 자연 공비들의 좋은 은둔처가 됐다. 영남알프스도 그만큼 깊은 산이라는 얘기다.

신불산은 간월산과 함께 1983년 울주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옛날 산중허리에 신불사라는 사찰이 있어 신불산神佛山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영남알프스 산군 중에 도립공원 가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영축산은 낙동정맥 영축지맥의 기점이기도 하다. 평원을 지나면 걸출한 바위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영축산이다. 영축산에서 청수좌골을 따라 내려선 하늘억새길은 죽전마을로 연결된다. 걷기 좋은 하산길인 셈이다. 영축산이 1코스 종점이자 2코스 시작점이다. 하산길은 청수좌골단조성터를 거쳐서 내려가면 된다.

재약산~천황산~능동산~배내고개로 연결되는 3~4코스 역시 하늘과 맞닿은 능선과 억새를 실컷 즐길 수 있다. 죽전마을에서 재약산 정상까지 오르막길이 이어지지만 능선에 올라서면 열린 시야와 완만한 산길 덕분에 걷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배내고개에서 배내봉으로 이어진 오르막도 가파르다. 하지만 배내봉 이후로는 1,000m고지를 힘들지 않게 오르내리며 억새가 너울거리는 하늘길을 만끽할 수 있다. 간월산 정상은 너덜지대라 시야가 파노라마로 트인다. 바람이 불면 드넓은 억새 평원이 황금빛으로 불사조가 되어 하늘로 떠오르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누릴 수 있다.

발 빠른 산꾼들은 능선을 뛰다시피 하여 30km를 하루에 완주하기도 하지만, 영남알프스를 제대로 음미하는 방법은 아니다. 능선에서 야영하고 이틀에 나눠 걷거나, 신불산과 재약산 사이 이천리의 신불산자연휴양림이나 펜션 같은 숙소를 이용해 나눠 걷는 것이 ‘가을의 전설’을 깊이 있게 음미하는 방법이다.

교통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우측으로 빠져나와 언양교차로를 타고 가다가 덕현교차로로 갈아탄다. 여기서 69번 도로로 계속 가면 배내고개가 나온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서울-울산 간을 운행한다. 요금은 일반 2만2,000원, 우등 3만2,000원, 심야 3만5,200원. 약 4시간 10분 소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713번을 타면 석남사까지 간다. KTX도 서울에서 울산역까지 바로 운행한다. 동대구 경유하는 노선도 있어 소요시간은 4시간 내외 걸린다. 요금은 5만3,500원.

숙식(지역번호 052)

신불산자연휴양림(254-2124)은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큰 숙박시설이며 국립이라 요금이 저렴하다.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 연립동 등에 4~7인실 숙소를 갖추었다. 요금은 3만9,000~10만9,000원. 예약은 국립자연휴양림 홈페이지 (huyang.go.kr)에서 가능하다.

배내골 죽전마을 주변엔 콘도와 펜션, 민박시설이 많다. 배내골오토캠핑장(010-7258-5911), 별천지펜션(264-7988), 라임하우스펜션 (010-3446-9041), 파래소유스호스텔 (055-367-9999), 숲속의하얀집(264-2236) 등이 있다.

인근 돼지 숯불구이 전문점 산돼지마을(264- 3508), 닭·오리 백숙 전문 산고을가든(254- 9043), 꿩탕과 흑돼지 숯불구이 전문 호두나무산장(254-3651) 등이 있다.